중국의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확산되는 가운데 10월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서 철강 수요가 악화된 데다 주요 산업도시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11월 1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30~90위안,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30~120위안 하락했다. 다만 상하이의 열연강판과 선재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10위안 상승했다.
최근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IMF가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3.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4월 경제 성장률 전망치인 4.4%보다 하향 조정된 것으로 지난해 성장률인 8.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와 함께 IMF는 내년과 내후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4%와 4.5%로 제시하며, 5%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경기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중국의 CFLP 제조업 PMI가 49.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수치인 50.1과 시장 전망치 50을 하회한 것으로 2개월 만에 경기 수축 국면에 재진입한 것이다. 세부 지수별로는 생산지수가 51.5에서 49.6으로, 신규주문지수가 49.8에서 48.1로 하락했다. 그리고 지난달 60.2였던 건설업 PMI는 58.2로 하락했고, 서비스업 PMI는 48.9에서 470.으로 하락하며 올해 4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그리고 주요 철강 수요 섹터인 부동산 부문이 침체를 겪고 있다는 점도 철강 수요에 악영향을 미쳤다. 10월 메이저 100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주택 판매는 28% 감소했다.
게다가 중국의 주요 산업도시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제조업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관련 철강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0월 30일 중국 본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이 광둥성에서 발생했다. 주요 가전제품 및 자동차 생산 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광둥성에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향후 산업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 보건 당국은 허난성 정저우시 소재 폭스콘 공장 주변 지역을 7일간 폐쇄하고, 생필품 운송을 위한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운행을 중단시켰으며, 전기차 제조업체인 니오의 허베이성 소재 생산시설 2곳의 가동이 중단됐다.
중국 정부는 경기 둔화에도 시장의 기대와 달리 제로코로나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수출 규제와 생산 증가에 따른 국내 공급 과잉으로 판재 가격이 하락했으나 성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투자 확대로 건설재 가격은 상승했다. 4분기 인도는 축제시즌 성수기로 판재와 건설재 가격이 모두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동남아시아는 신규 생산라인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로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철스크랩 등 원료 가격이 소폭 하락한데다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자동차 생산 부진이 지속되면서 건설 투자 반등에도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은 건설과 기계 등 제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나 자동차산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와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는 반등했으나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과 물류대란 및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가 지속된 데다 공급 증가가 겹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올 연말까지 경기 침체가 지속면서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실시할 계획인데다 철강업체들의 신규 생산라인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도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 약세는 최소한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은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과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공급망 불안정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도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최근 유럽철강협회는 러-우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 지속으로 경기 침체와 수요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에 따라 철강 가격 약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