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스테인리스 냉간압연강판(STS CR) 수출이 2개월 연속 9천톤대 수준으로 저조했다. 수입은 9월 국내 시장 가격 급등으로 긴급 수입량이 늘었을 것이란 시장 일각의 예상과 달리, 2개월 연속 2만톤 초반대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철강협회 수출입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산 STS CR 수출량은 9,239톤(스테인리스강 냉연광폭강대 기준)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약 700톤, 7.1% 감소했다. 특히 10월 국산 수출량은 지난해 10월 2만7천톤 수준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66.2% 감소)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9월 태풍 힌남노 발생과 그로 인한 남부 지역 철강업 피해로 국산 STS 열간압연강판을 소재로하는 고급 STS CR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당시 포스코는 수출 비율을 조정해서라도 국내 공급을 안정화시키겠다고 밝히며 국내 공급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더구나 하반기 글로벌 STS 수요 부진도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세계스테인리스협회도 올해 글로벌 수요가 지난해보다 0.6% 역성장할 것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이러한 다양한 원인 하에 10월 국가별 수출은 주요국 중심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국산 STS CR을 가장 많이 수입(9만9,987톤)했던 일본은 10월에 고작 675톤을 수입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88.8%)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두 번째로 국산 수입량이 많았던 이탈리아도 10월엔 전년 동월 대비 42.9% 감소한 2,100톤만 수입했다. 이탈리아로의 10월 수출이 9월 1,057톤보다 2배가량 증가했음에도 지난해 같은 시기와 해외 시장의 분위기 차이가 크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국과 멕시코, 벨기에 등 다른 주요국 수출도 대부분 부진했다.
10월 국산 STS CR 수출단가는 톤당 2,508.3달러로 9월 톤당 2,500.8달러 수준과 비슷했다. 아울러 올해 누적 수출 실적은 25만5,13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만1천톤, 26.4% 감소했다.
수입은 수급 불안 우려에도 평월 수준이 유지됐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10월 STS CR 수입은 2만724톤으로 전월 대비 7.3% 감소했다.
눈에 띄는 점은 10월 수입량이 지난해 동월 수입량 9,939톤과 비교하면 물량이 2배로 늘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산업부 무역위원회가 지난해 7월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산 STS 평판 압연에 고율 반덤핑관세 최종 부과와 수출 가격 인상 약속을 발표함에 수입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3개국 수입이 급감한 영향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올해 5월 이후, STS CR 월수입은 2만톤~3만톤 수준(8월만 1만8천톤 수준)으로 회복된 흐름을 보여왔다. 이 때문에 포항제철소 태풍 피해로 올해 10월 수입량이 유독 증가했다고 평가하긴 어려워 보인다. 특히 제철소 피해 직후 국내 STS 수급에 대한 시장 심리가 불안정해졌음에도 불구하고 긴급한 재고재 수입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대만산 10월 수입이 9,937톤, 4,311톤으로 가장 많았다. 각각 전월 대비 33.3%, 87.7% 급증했다. 일본을 포함해 인근 국가 수입이 일부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 정부의 반덤핑 제재로 지난해 8~10월 수입이 1천톤에도 미치지 못했던 대만산 수입이 전월 대비 8배 가까이 급증(685.2%)했다.
대만산 수입은 올해 여름철에도 월 3천톤 중후반대로 회복된 바가 있어 제철소 피해로 계약량이 급증한 것인지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10월 평균 수입단가는 톤당 2,465.1달러로 전월 톤당 2,874.9달러보다 14.3% 하락한 반면 전년 동월 톤당 2,430.8달러와 비슷했다. 또한 올해 누적 수입량은 23만2,59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만6천톤, 29.2% 감소했다.
국내 STS 시장은 통상적으로 수입 계약 시기부터 국내 유입까지 2개월가량이 걸리는 점을 감안해 태풍 피해 이후 2개월이 지난 11월 수입량이 향후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 일부 아시아산 200계가 위장 수입될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수입 계약이 활성화됐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실제로 정식 수입도 증가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포스코가 태풍 피해 직후 중국과 태국 등 해외 생산법인을 통한 국내 공급량 확대를 공언했던 가운데 해당 해외 생산법인 물량의 본격 수입 시점도 11월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입산 증가는 11월~12월 판매 단가 인상을 추진하는 유통업계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