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부동산 부문에 대한 지원책을 강화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기가 악화되고,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화되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11월 4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10~30위안,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10~50위안 하락했다. 다만 상하이의 섹션과 톈진의 열연강판 및 선재 가격은 전주 대비 변동이 없었고, 상하이의 아연도금강판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10위안 상승했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1월 20일 중국 본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한달 전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종료된 직후와 비교하여 약 3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지시간 19일과 20일에는 상하이 봉쇄 사태 이후 처음으로 각각 1명과 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방역 강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다만 중국 정부의 최근 방역 지침이 전면 봉쇄보다는 표적 봉쇄로 전환되면서 방역 강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11월 들어 철강 수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의 실물경기 지표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1~10월 중국의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으나, 시장 전망치이자 1~9월 증가폭인 5.9%를 하회했다. 10월 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0% 증가하며 지난달 증가폭인 6.3%는 물론 시장 전망치 5.2% 증가를 하회했다. 그리고 10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0.5% 감소하며 5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로 전환했다.
또한 부동산 부문의 위축세도 지속되고 있다. 10월 중국의 부동산 투자액은 전년 동월 대비 16%, 신규 부동산 착공면적은 35.1%, 부동산 판매면적은 23.8% 감소했다.
게다가 10월 중국 70개 중대형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6% 하락했다. 이로써 10월 중국의 주택 가격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2015년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실물경기 부진, 부동산 침체로 인해 중국 정부가 최근 잇따라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음에도 철강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허베이성 탕산시, 한단시, 친황다오시에서는 대기질 개선을 위한 생산제한 조치가 진행되고 있어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중국 시장은 동계기간 비수기 진입으로 수요는 다소 위축되겠으나 생산 제한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약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는 건설 투자 확대와 일부 제조업 회복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인도는 국내 공급 과잉 지속과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 둔화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동남아시아는 신규 생산라인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로 가격 강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며, 인도는 성수기 축제시즌이 다가오면서 자동차와 가전 판매 증가로 판재 가격은 상승하고, 건설재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공급망 불안에 따른 자동차 생산 부진에도 비주거 건설과 기계산업 호조로 인해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일부 업체들이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공급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나 자동차산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에너지와 자동차산업 경기 호조에도 제조업 경기 하락과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공급 과잉 등이 겹치면서 판재 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인프라 투자 확대로 건설재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시장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지속될 예정인데다, 제강사들의 신규 생산라인 가동에 따른 공급 과잉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은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도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유럽은 공공건설 투자 확대에도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혼란으로 산업 활동 둔화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