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의 집단운송거부가 지속되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는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육상화물 운송 분야 위기경보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레미콘과 시멘트 등 셧다운 위기에 처해진 건설업계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집단운송거부를 즉각 중단하고 운송에 즉시 복귀하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화물연대본부의 파업으로 건설뿐 아니라 철강과 석유 등 업계 현장에도 피해는 본격화하고 있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주말 일일 평균 출하량(4만6,000톤)의 47.8%인 2만200톤이 출하됐다. 포항지역 철강업체는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 하루 8,000톤씩 생산된 철강제품이 현재까지 전량 출하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파업 영향으로 현재 공로운송이 중단된 상태다. 수해복구를 위한 설비자재의 입출고 운송이 가능토록 협조를 지속 요청 중이며, 현재 복구용 자재는 출입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철강제품 등이 내부에 적체돼 반출되지 못하는 상황이 심화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화물차 섭외가 안되는 상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는가"라면서 "수급을 위해 대응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태로 국토부와 화물연대의 교섭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B사 관계자는 "파업을 대비해 최대한 사전 출하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은 마쳤지만 현재 출고는 불가능한 상황이다"고 설명하면서 "긴급재와 필수재의 경우 야간에 내보내는 식으로 007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이마저도 비노조원 차량 운송방해나 물류기지 출입구 봉쇄 등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C사 관계자는 "수출의 경우 선적 지연으로 오더가 취소되거나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영업부서에서 자재 납기 일정이나 운송 방법 등을 조정해 대응 중이다"라면서 "전쟁, 기상이변 등 불가항적인 일로 납기가 늦어질 경우 지체 금액이 면책되지만 파업에 따른 선적 지연은 수락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를 우려했다.
한편, 위기경보단계가 최고 수준으로 정해짐에 따라 관계 부처들은 28일 오전 10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화물연대 총파업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또한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화물연대에 업무 개시명령을 내리는 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가 총파업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