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 및 무역 관련 지표가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방역조치를 완화하기로 발표하고, 동절기 감산 조치와 브라질산 철광석 공급 차질 우려 등으로 인해 중국의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12월 1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90~150위안,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30~200위안 상승했다. 다만 톈진의 아연도금강판 가격은 전주 대비 변동이 없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중국의 CFLP 제조업 PMI가 올해 4월(47.4) 이후 최저치인 48.0을 기록했다. 이는 또한 시장 전망치 49.0을 하회한 수치이다. 같은 시기 비제조업 PMI도 46.7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 48.0을 하회하며 올해 4월(41.9)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게다가 비제조업 PMI의 세부항목 가운데 건설업 PMI도 올해 5월(52.2) 이후 최저 수준인 55.4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리고 11월 중국의 무역수지가 698.4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달 흑자폭인 851.5억 달러는 물론 시장 전망치 790.5억 달러 흑자를 하회한 것이다. 수출액은 2,970.9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7% 감소하며 시장 전망치 3.6% 감소보다 감소폭을 키웠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6.6% 감소한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이었다. 수입액도 2,262.5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6% 감소하며 시장 전망치 5.0% 감소보다 감소폭이 컸다. 수입액이 두 자리대 감소한 것은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경제 지표가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철강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방역 완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 코로나19 합동예방통제기구는 지역별 PCR 전수 검사 폐지, 지역 간 이동 시 PCR 검사 및 건강코드 확인 폐지, 격리 방식 개선, 모든 약국 정상 운영, 노년층 백신 접종 가속화, 정상적인 생산 및 생활 재개, 방역 안전 보장 강화, 학교 및 다중시설 정상 운영 등 10가지 추가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그리고 중국 금융당국은 시중 유동성 공급을 통해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제조업 관련 경기부양책도 실시하기로 했다. 또한 동계기간 주요 철강 생산지의 감산조치와 함께 브라질의 폭우 사태로 철광석 공급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
다만 공급망 붕괴와 에너지 위기 등으로 주요 수출국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수시장 또한 동계기간 비수기에 접어들고 있어 현재와 같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역내 금융위기와 수출 둔화, 물류 대란에 따른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급감하고 역내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동남아시아는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대다수 국가에서 수요 감소 및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할 전망이며, 인도는 성수기 축제시즌이 다가오면서 자동차와 가전 판매 증가로 판재 가격은 상승하고, 건설재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철광석과 철스크랩 등 원료 가격이 하락하고,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부진이 지속됐음에도 비주거 건설과 기계산업 호조로 인해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일부 업체들이 일부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공급 축소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나 자동차산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에너지와 자동차산업 경기 호조에도 제조업 경기 부진과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공급 과잉 등이 겹치면서 일부 판재 가격이 하락했고, 주택 부문 부진으로 인해 건설재 가격은 대부분 하락했다. 미국 시장은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지속될 예정인데다, 제강사들의 신규 생산라인 가동에 따른 공급 과잉도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은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에 따른 경기 둔화와 함께 공급망 붕괴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가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유럽은 건설업이 동계기간 비수기에 접어들고 있는 데다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혼란으로 제조업 경기 침체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