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화되고, 인민은행의 금리 동결로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12월 3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40~120위안,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20~80위안 하락했다. 다만 상하이의 냉연강판 가격은 톤당 10위안 상승했고, 톈진의 아연도금강판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현재 중국의 경제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폭은 올해 5월 이후 최저치인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에 그쳤다.
경제지표 부진에 중국 정부는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최근 중국 공상은행은 10개 부동산 개발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4,000억 위안의 자금 제공에 동의하는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당국의 기준을 충족한 적격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이미 상장된 여타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 국무원은 리커창 총리 주재로 열린 상무회의에서 주요 프로젝트 건설과 설비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게다가 철광석 등 원료 가격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폭우가 내려 다수의 도시가 비상 상황에 돌입하며 주요 철광석 산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의 폭우 사태는 중국의 철광석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철강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LPR을 3.65%로, 부동산 담보 대출금리의 벤치마크인 5년 만기 LPR을 4.30%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최근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중국 정부가 잇따라 경기 부양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LPR을 유지한 것에 따른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중국 대도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공포심리가 확산되고 이다. 실제로 베이징 화장장에서는 평소 하루 30-40구의 시신이 도착하는데 최근 들어 매일 약 200구의 시신이 도착해, 일몰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화장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다수 지역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유행이 춘절 연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 중이며, 인구 이동이 많은 춘절 연휴가 지난 후에야 확산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화되고 있는 데다 동계기간 비수기가 본격화되고 있어, 감산조치와 원료 가격 상승에도 당분간 철강 가격은 약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주요 철강사들의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판재 가격은 상승했으나 경기 부진으로 건설재 가격은 하락했다. 반면 인도는 공급 증가로 판재 가격은 하락했으나 인프라 투자 증가로 건설재 가격은 하락했다. 향후 동남아시아는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철강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이며, 인도는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자동차와 건설산업 부진에도 기계 및 조선업 경기 호조와 원료 가격 상승으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건설업이 비수기에 진입한 데다 이상한파로 인한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조만간 철강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에너지와 자동차산업 경기 호조에도 제조업 경기 부진과 통화 긴축, 비수기 진입에 따른 경기 침체, 공급 과잉 등이 겹치면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시장은 비수기에 진입한 데다, 제강사들의 생산용량 확대에 따른 공급 과잉도 지속되고 있으나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호조로 당분간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러시아발 에너지 대란과 자동차 생산 부진에도 역내 철강 공급 부족과 원가 상승으로 인해 판재 가격은 상승했고, 동계기간 비수기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로 건설재 가격은 하락했다. 유럽은 건설업의 비수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혼란에 더해 제조업 경기 침체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