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제조업계는 2023년 조선업의 수주 증가에 힘입어 판매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LNG 조선업의 경우 2022년 카타르발 LNG선 발주 프로젝트가 개시되면서 한국의 LNG선 수주량이 크게 늘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업계의 2022년 1~11월 글로벌 선박 시장점유율은 40.3%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8%보다 증가했다. 반면 중국의 11월 누적 시장점유율은 47.2%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49.2%)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초까지 조선 빅 3는 총 283척의 선박을 수주했으며, 이 가운데 41%인 116척이 LNG선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의 조선 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190척 가운데 42척이 LNG선이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44척 중 38척, 삼성중공업은 49척 중 36척이 각각 LNG선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불안한 상황이지만 LNG운반선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점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전 기준 17만4,000m³ 이상 LNG선 신조선가는 약 1억8,600만 달러였지만 최근에는 2억4,800만달러(약 3,231억원) 수준까지 뛰었다. 특히 국제사회의 해양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의 LNG 수입 수요는 당분간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 점도 주목된다.
■ 후판 제조업계, 생산 정상화로 판매 활기
후판 제조업계는 제품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2년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침수피해 복구가 마무리되어 가운데 현대제철도 노조 파업을 마무리하고 제품 생산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후판 제조업계의 제품 생산량을 살펴보면 2022년 11월 대내외 이슈에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누계실적으로는 2022년 11월 903만3,000톤으로 2021년 같은 기간 808만2,000톤 보다 11.8% 증가했다.
이는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침수 피해 복구 영향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게릴라 파업 영향이 겹친 게 크다. 포항제철소는 지난 2022년 10월 3후판 설비 가동을 재가동한데 이어 11월에는 연간 270만톤 규모의 2후판공장을 재개한 바 있다.
포스코는 1후판에 대해서는 노후화 설비로 냉천 범람 이슈와는 별개로 중장기 수요 변동 및 생산 효율성 등을 고려해 재가동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11월 파업 영향으로 제품 생산에 영향을 받았지만 12월에는 제품 생산이 회복됐다.
한편 조선사는 철강사와 현재 하반기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협상 가격을 정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통상적으로 후판 협상은 2~3개월 안에 마무리되지만, 올해 하반기 협상은 지난 7월부터 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협상 기간 내에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中 수입 매입 증가
국내 철강업계의 제품 제품 생산 정상화에도 유통업계의 중국산 후판 매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1월부터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파업 영향까지 겹쳐 제품 생산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산 소재 매입을 늘려왔던 것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11월 수입은 16만4,324톤으로 전월대비 55.2%, 전년대비 10.9% 늘었다. 전체 수입량도 156만2,39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8.6% 늘어났다. 수입 물량은 대부분은 중국산이 주도했다.
유통업계에서는 국산 제품에 비해 낮은 가격과 제품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수입 유입량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유통가격의 경우 12월 화물연대의 파업과 함께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영향과 현대제철의 파업에 영향을 받았다. 겨울철 비수기에 유통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중국 수출 오퍼가격 상승에 2023년 2월부터 제품 판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용 후판 수요↑
국내 철강업계는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에 철강 수요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포스코는 해상풍력기 하부구조물로 사용하는 후판을 판매하고 있다. 포스코의 제품은 높은 무게와 특수 기술로 20년 이상 변형 없이 망망대해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해상풍력 터빈 진동과 조류와 파도 압력에 견딜 수 있는 피로강도와 좌굴강도를 확보했다. 포스코는 해외 해상풍력발전 구조물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친환경 풍력 소재 공급 확대를 위해 세계 해상풍력발전 1위 기업인 덴마크 ‘오스테드(Orsted)’와도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그룹역량을 결집해 해상풍력발전 및 연계 그린수소 사업 분야에서 협업하고 있다.
오스테드는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그린수소 생산 시설을 한국에 구축하며, 포스코는 해상풍력발전 단지 구축에 필요한 철강재 공급과 함께 풍력발전을 활용한 그린수소생산에 참여할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해상 풍력 구조물 건설, 포스코에너지는 그린수소 저장·수소 발전 등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제철 역시 비조선 부문에서 대만 풍력발전설비 프로젝트에 관련 지지대 후판을 전략적으로 수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해상풍력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해상풍력발전용 제품개발 및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미 현대제철은 지난 2017년 현대알비의 JCO설비를 포함한 2만2,000평의 부지를 총 780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알비의 JCO설비 인수로 자동차용강관을 비롯해 유정용강관, 송유관, 스파이럴강관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해외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