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 강관 제조업계는 2022년 연관수요 산업 동향에 희비가 엇갈렸다.먼저 무계목강관 제조업계는 고유가 기조에 해양플랜트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유가 상승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수년간 침체됐던 해양플랜트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일반적으로 고유가가 지속되면 채산성이 높아져 석유업체들의 해양플랜트 투자가 확대된다. 해양플랜트 시장이 활기를 띠었던 2010년대 초반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았다. 당시 해양플랜트 가격은 1기당 20억달러(약 2조4046억원)에 달할만큼 높았으나 2016년 유가가 2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며 해양플랜트 발주도 감소했다.무계목강관 업계는 원자재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전방산업의 악화로 원가인상분 반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무계목강관 업계는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경쟁으로 제대로된 수익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산 제품의 유입으로 수요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무계목강관은 주로 해양플랜트의 수요에 집중되어 있다. 저유가와 수주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양플랜트의 여파가 무계목강관 업체들에게 까지 영향을 준 것이다.이어 자동차용강관 제조업계(재료관 및 인발)는 현대기아차의 제품 가격 인상에 수익성 회복에 집중했다. 2022년 8월부로 현대기아차는 포스코에 대해 톤당 9만6,000원의 냉간압연강판(CR) 등 판재류 가격 인상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용강관 업계도 2022년 8월 1일부로 자동차부품사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자동차용강관 업계는 2022년 상반기 톤당 15만3,000원의 가격 인상에 이어 하반기 9만6,000원의 가격 인상까지 총 24만9,000원의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셈이다.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자동차용강관 업계의 소재 가격 인상을 살펴보면 2021년 2월 톤당 10만원의 가격 인상에 이어 5월 톤당 7만원, 6월 톤당 10만원의 가격 인상과 하반기 톤당 10만원까지 총 톤당 37만원의 가격인상이 이뤄졌다. 2022년의 경우 지난 2월 톤당 5만원 인상, 3월 동결, 4월 톤당 10만원 인상에 총 15만원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총 톤당 52만원의 가격 인상이 이뤄진 것이다.
■ 무계목강관, ‘원산지 표시 위반’ 처벌강화 필요
무계목강관 제조업계가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 제품을 대상으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원산지를 둔갑한 중국산 저가 제품이 발전소나 화학플랜트, 조선기자재 등에 사용될 경우 내구성 등의 품질 문제로 인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부산본부세관은 발전소, 석유화학시설 등에 필수 자재로 사용되는 무계목강관에 대한 원산지표시 중점 단속을 실시해 불법해위를 한 11개 수입 업체에(783억원 상당)를 적발했다. 세관은 저가 수입산 무계목강관의 국산 둔갑 및 유통으로 국내 관련 산업 황폐화와 기업도산이 우려된다는 지자체 의회의 단속 건의가 있었고, 2020년 3월부터 수입 무계목강관이 원산지표시 대상 물품으로 지정됨에 따라 지난 2022년 5월부터 약 7개월 동안 기획단속을 실시했다.단속 결과 ▲중국산 무계목강관에 아연도금·프라이머(표면제거) 등 외주 가공작업을 수행해 중국산 표시를 삭제하는 행위 ▲최종적으로 국내 제조용으로 쓰인다는 이유 등으로 현품에 원산지표시 없이 수입·유통하는 행위 ▲수입 무계목강관을 제3국으로 수출하면서 무역서류에 원산지를 ‘MADE IN KOREA’로 허위 기재하는 행위 등이 적발됐다.무계목강관 업계는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강력한 처벌 요구가 늘고 있다. 원산지를 둔갑한 중국산 저가 제품이 발전소나 화학플랜트, 조선기자재 등에 사용될 경우 내구성 등의 품질 문제로 인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일반적으로 재인발 업체는 강관(모관)을 구매해 압신 또는 인발 가공을 통해 다운사이징한 제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재인발 업체 중 일부 업체들이 ▲중국에서 완제품을 수입해 제품표면에 마킹만 하거나 마킹까지 완료된 제품을 수입해 포장만 바꾸는 방법 ▲중국산 모관을 국내 강관 제조사의 제품으로 둔갑 후 공급하는 방법 ▲중국산에 대한 AD를 회피하기 위해 중국산 완제품을 국내에서 가공 없이 한국산으로 원산지를 변경하여 수출하는 방법 등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일부 업체의 경우 중국산 완제품을 수입해 원산지 표시나 제품 박스만 교체해 공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납기준수가 불가한 상황임에도 저가 수주를 통해 납기를 맞추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산 모관을 유럽이나 미주지역에 수출해 국내산 쿼터를 잠식해 국산 제품에 대한 품질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 車 강관, 수요 개발과 현지 투자 등 ‘투트랙’ 전략 필요자동차용강관 제조업계가 친환경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에 대한 대응과 해외 주요 강관 시장 거점 등 투트랙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 2011년 466만대를 피크로 지속 감소 추세에 있다. 친환경 전기차 생산량은 2019년 13만대에서 2021년 27만대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향후 국내 전기차 생산 전망에는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과 자동차사의 전기차 생산 목표, 전기차 수출 환경 변화 등의 많은 변수가 있다.스틸투모로우 이민근 전무의 ‘친환경 자동차용 강관시장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자동차용강관은 섀시, 외장 및 차제 등에 들어가는 각종 주품의 소재로 사용 중이다. 그러나 완성차 제조사나 차급 및 모델별 생산 비중, 파워트레인 구조 등에 따라 강관 사용량이 다르고 동일한 부품이라도 강관이 아닌 다른 강재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지난 2021년 기준으로 국내 자동차 회사의 차급별, 모델별 출하량과 강관 원단위를 고려한 전체 강관 평균 원단위로 승용차는 대당 55.6kg, 사용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기준시에는 대당 60.4kg 강관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내연 기관 자동차의 경우 대략 3만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 배터리 전기차(BEV)는 1만8,900개,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2만4,000개 수준으로 전기차 전환시 필요 부품 수는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약 20~37%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는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 시 없어지는 개별 부품들의 강관 사용량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며 “예를 들면 차량 중량에 따라 동일한 부품이라도 강관 사용량이 다르고 동일한 자동차 모델이라도 구동 방식(전륜, 후륜, 4륜)에 따라 강관 사용 부품 개수가 다르며 완성차 메이커에 따라 동일한 부품이라도 강관이 아닌 주물, 강판, 선재, 봉강 등 다른 소재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이 전무는 “2021년 기준 재료관 업계의 전체 강관 생산량 중에서 자동차용 강관 생산 비중은 약 7.5%(=339천톤 /4,513천톤) 수준이다”이라며 “당시 재료관 업계의 전체 강관 생산량 중에서 자동차용강관 생산비중은 약 7.5%(33만9,000톤)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2030년 이후 전기차 생산 비중이 더욱 확대되고 경량화 니즈 증대에 따른 자동차용 소재 중에서 철강재의 비중도 지속 감소하는 것을 고려하면 자동차용 재료관 수요는 보다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