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판재류업계가 지난 26일부터 3일간 초스피드 인상안을 단행했다. 지난 12월 초까지만해도 '수요 없는 공급' 우려하더니 원소재 가격 인상이 압박이 거세지자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한 인상안을 쏟아냈다.
최근 동국제강과 KG스틸, 세아씨엠은 냉연도금재 전제품에 톤당 8만원 인상안을 공개했다. 고로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가격 인상안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고로사보다 더 빠른 인상안을 결정한 것이다.
단압밀들이 이처럼 인상안에 서두른 것은 빈약한 소재 창고와 포스코의 열연 인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2월 단압밀에 열연강판(HR)과 용융아연도금강판(GI) 제품에 대해 1월부터 kg당 50원씩 인상하는 안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톤당 5만원씩 인상을 추진했단 얘기다.
단압밀들의 수입 열연 재고도 타이트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압밀들은 업체별로 매월 1~2만톤 이상의 열연을 해외로부터 들여왔다. 그러나 지난 몇 개월간 수요 부진과 공장 하락률, 시황 악화 등으로 인해 열연은 필수량만 구입해왔고 이에 메이커들의 열연 재고는 상당히 타이트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 창고가 비어있는 가운데 국내와 해외에서의 열연가격 상승까지 이어지자 단압밀의 원가 상승 압박은 상당한 수준이다. 소재를 만들어서 쓸 수 없는 이들은 가격이 오른 열연을 비싸게 신규 구매해 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단압밀들은 같은 기간 컬러강판 가격도 함께 올렸다. 동국제강과 포스코스틸리온, 디케이동신은 냉연도금재 가격 인상폭과 같은 수준인 8만원 인상안을 결정했고, KG스틸과 세아씨엠은 10만원 인상안을 추진했다.
단압밀의 냉연도금 인상에는 동일한 가격 인상폭이 적용됐지만 컬러강판의 경우에는 8만원파와 10만원파로 갈리는 등 가격차가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컬러강판 제조사들은 1~2일 시일 차를 두고 같은 기간과 가격을 적용해왔지만 이번 1월 인상안에서는 제각기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컬러 제조사들이 제시한 인상폭이 다른 이유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각 사별로 전체 판매 비중에서 스탠다드재와 고급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르게 나타난 것이 반영돼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건재용 단색 컬러강판의 유통가격은 같은 스펙이지만 업체별로 kg당 평균 100원정도가 차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수익률은 각개 다르게 나타난다"며 "또한 KG스틸과 세아씨엠의 경우 일반 건재향으로 공급하는 단색 컬러강판의 판매 비중이 높지만 동국제강과 포스코스틸리온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