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저효과 소멸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에 따른 공급망 충격과 에너지 위기, 중국의 봉쇄조치와 미국의 통화 긴축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생산 회복과 주력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주단강업계가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에도 각종 대외 악재로 인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지속되지만 자동차 생산이 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건설중장비와 조선업을 중심으로 주단강 수요는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과 아세안 등 일부 신흥국들의 금융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에너지 위기 등은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강품, 경기 회복세 지속에 2022년 생산 전년比 21.2% 증가, 판매는 22.2% 감소재고 처리·中 봉쇄에 내수판매·수입 전년比 54.7%, 2.6% 감소, 수출은 94.7% 증가
주강품의 경우 주력산업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생산은 증가했지만 공급망 충격과 물류대란, 통화 긴축에 따른 건설경기 위축과 조강 생산 감소, 플랜트 및 설비 투자 부진, 수요업계의 재고 소진 등으로 인해 판매는 오히려 감소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를 바탕으로 본지가 추정한 결과 지난해 주강품 생산은 58만523톤으로 전년 대비 21.2% 증가한 반면 판매는 35만1,246톤으로 전년 대비 22.2%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16만315톤으로 전년 대비 54.7% 감소했고, 수출은 19만931톤으로 전년 대비 94.7% 증가했다. 수입은 7만6,604톤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고, 수입재 시장 점유율은 32.3%로 전년 대비 소폭(14.1%p) 증가했다.
지난해 주강품의 주요 전방산업인 건설중장비, 기계설비, 자동차와 조선업 등은 호조를 보였으나 제철업과 플랜트 등은 부진했다. 전방산업 호조에도 수입재 증가와 원료 가격 강세에 따른 수요 대기업들의 구매 연기, 재고 물량 증가 등으로 인해 내수 판매는 급감했다.
특히, 생산 증가에도 수요업계가 기존 재고 물량을 우선 소비하고, 구매를 연기하면서 월말 재고의 경우 연초부터 10월까지 대체로 30% 이상을 유지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북미지역의 인프라 투자 확대 및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로 인해 건설 및 건설광산기계 부문의 주강품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 데다 최대 주강품 수출국인 중국의 봉쇄조치로 인해 중국의 수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강품 수입은 중국과 인도산 수입재 증가에도 타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이 감소하면서 물량 기준으로는 소폭 감소했다. 다만 내수판매가 급감하면서 수입 주강품의 시장 점유율은 2년 연속 하락한 이후 다시 30%대로 상승했다.
이처럼 높은 수입재 점유율은 국내 주강업계의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주강업계에서는 경기 회복에도 수입재 점유율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023년 주강품 수요 중장비·조선업 중심으로 ‘증가’, 제철업·플랜트 ‘소폭 증가’, 자동차·기계 ‘감소’
2023년 주강품 수요는 수요산업별로 중장비와 조선업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제철과 철도 분야도 소폭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면 자동차와 기계, 플랜트 분야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회장 최철곤)가 발표한 ‘2023년 건설기계산업 전망’에 따르면 2023년 건설기계 생산은 11만2,247대로 전년 대비 2.2% 증가할 전망이다. 기저효과 소멸과 건설경기 부진으로 내수 판매는 전년 대비 6.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과 광산업 경기 호조로 수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동차의 경우 공급망 회복에 따른 생산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에 따른 구매력 감소로 인해 하반기부터 내수 및 수출이 악화되면서 2023년도 생산은 전년 대비 0.1% 감소한 368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자동차의 경우 기존의 주강품 수요가 높은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생산 감소 대비 주강품 수요 감소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기계부문의 경우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재고 증가로 인해 생산이 전년 대비 9.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의 경우 국내 조선업계가 기존에 수주한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이 증가하면서 2023년 생산이 전년 대비 42.4% 증가한 1,125만 CGT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조선업의 경우 팬데믹 이후 인력난이 심해진 상황에서 적기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점이 악재가 되고 있다.
제철업과 플랜트는 소폭 증가세가 예상된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2022년 세계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1.0% 늘어난 18억1,470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전년 대비 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선진국은 0.2%, 신흥국은 3.5% 증가할 전망이다. 그리고 국내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1.6% 증가할 전망이다.
플랜트는 석유화학 부문은 소포 감소하겠으나 정유 부문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이며, 탄소중립 흐름 속에 LNG 발전소 및 수소,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소폭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단강품, 자동차 회복에 2022년 생산·내수판매 전년比 2.4%, 7.4% 증가, 수출 8.9% 감소
단강품은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산업의 경기 회복으로 실적이 상승했다. 특히, 공급망 안정화로 5월부터 국내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생산이 회복되면서 관련 수요가 증가했다. 다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수출은 감소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를 통해 본지가 추정한 결과 2022년 단강품 생산은 126만4,721톤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내수 판매는 102만7,171톤으로 전년 대비 7.4% 증가한 반면 수출은 32만2,256톤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했다. 수입은 52만3,754톤으로 전년 대비 6.3% 감소했고, 수입재 점유율도 33.8%로 36.9%를 기록했던 전년 대비 하락했다. 수입재 점유율은 지난해 정점을 찍은 이후 다시 하락했다.
단강품의 경우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생산 감소가 지속되면서 4월까지는 생산이 감소했다. 그러나 5월 이후 국내 자동차 생산이 증가한 데다 건설중장비와 조선, 철도, 기계 및 단조품 등 주요 전방산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5월부터 생산이 줄곧 증가세를 보였다.
가공공작기계와 건설광산기계 생산은 각 전년 대비 3.1%, 4.4% 증가했고, 조선 생산도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그리고 발전 부문을 중심으로 플랜트향 수주도 증가했으며, 철도 부문도 호조를 보이면서 내수판매는 증가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봉쇄조치, 유럽의 에너지 대란 등으로 인해 수출은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3년 단강품 수요 ‘보합 유지’, 자유단조는 조선 및 플랜트 중심 회복
2023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럽의 경기 둔화와 글로벌 공급망 충격, 중국의 봉쇄조치 및 아세안의 금융위기 등은 악재가 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과 인도, 중동과 중남미의 경우 에너지산업 및 자원개발산업,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건설중장비와 플랜트 등의 수요가 견조하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의 경우 올해보다 생산이 0.1% 감소하고, 일반기계는 9.5% 감소하면서 단강품 수요에 악재가 되겠지만 조선업 수요가 전년 대비 42.4%나 증가하면서 해당 부문의 부진을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유단조 분야의 경우 조선은 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플랜트는 정유 및 LNG, 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석유화학 부문의 투자가 소폭 감소하는 것이 자유단조업계의 악재가 되겠지만 국내 조선 및 플랜트 수요가 증가하고, 중국의 탄소중립 흐름 강화에 따른 제철설비 및 환경설비 수요 증가, 미국과 인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따른 철도 및 토목 관련 플랜트 수요,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에 따른 중동과 중남미의 프로젝트 증가 등은 자유단조업계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한편 주단강업계에서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건설중장비와 제철, 조선과 철도, 플랜트 등 주요 전방산업의 경기 호조가 지속되면서 2023년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경우 생산 감소 폭이 미미하기 때문에 주단강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충격,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과 중국 및 아세안의 코로나19 재확산 등은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