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STS) 판재류 업계와 특수강봉강 업계가 니켈 가격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출하 가격과 제품 수출입 가격의 산정 지표인 런던금속거래소(LME) 내 니켈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LME 런던금속거래소 내 니켈 현물 가격(official cash)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톤당 3만425달러를 기록했다. 24~25일 주말과 27일 크리스마스 연휴 휴장 이후 3거래일 연속 톤당 3만달러를 상회했다. 앞선 28일 가격은 톤당 3만505달러, 29일 가격은 톤당 3만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비철금속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와 실제 상승압력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세계 니켈 생산 1위 업체인 러시아 노릴스크(Norilsk)사가 서방의 경제제재 이후 물류 및 부품 조달 문제 등으로 니켈 제련소 가동률을 낮춘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료 확보 수요가 더해지고 있는 흐름이다.
지난해 연평 니켈 가격은 톤당 2만6,143.4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 지난해 12월 LME 니켈의 월평균 가격은 톤당 2만8,853.8달러를, 지난해 마지막 3거래일은 평균 톤당 3만310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같은 해 연평균 가격보다 10.4%, 15.9% 급등했다.
이에 국내 스테인리스 판재류 제조사와 스테인리스 봉강 등 특수강 사업자들의 생산원가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해당 업체 중 대다수가 전기로로 반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부터 산업용 전기료가 kWh(킬로와트시)당 13.1원 인상될 예정이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올해 내로 총 kWh당 51.6원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1분기 이후에도 전기료 인상이 예정되어 있다. STS 및 특수강 업계로서는 원료 가격뿐만아니라 늘어난 인건비 부담과 등과 함께 기타 제조원가 급등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세아창원특수강은 니켈과 기타 제조원가 부담 상승 등을 감안해 1분기 STS 봉강 가격을 톤당 20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특수강 제조업계도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특수강봉강 수입업계도 장기적 매입 가격 상승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와 달리, STS 판재류 업계는 지난해 연말 급증한 수입 때문에 가격 인상에 소극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1월 스테인리스 300계 및 400계 판재류 가격을 톤당 10만~20만원 인하했다.
400계의 경우 페로크로뮴 가격 하락세로 가격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었다. 반면 300계 판재류는 니켈 가격 하락세로 인상 필요성이 더 컸던 터라, 시장 내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는 유입량이 급증한 아시아산 수입재가 그만큼 국내 STS 시장 가격에 강한 하락 압박을 주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베트남산 저가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각 시장 대표 업체의 각각 다른 출하가 인상·인하 결정으로 두 시장의 1월 시황도 엇갈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S45C 강종 중심으로 탄소강봉강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STS 봉강 가격은 제조사 출하 가격 수준의 유통 판매 가격 인상이 전망된다.
반면 STS 유통업계는 장기 수요 부진과 제조사 출하 가격 인하의 영향으로 가격 인상보단 유통 가격 하락을 방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포스코산 STS304 냉간압연강판은 톤당 430만원 전후 수준을 방어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12월 니켈 가격 급등 흐름은 1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있다. 러시아산 니켈 공급 문제와 글로벌 자금의 비철금속 시장 이동 흐름이 단기간 변화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STS 업계와 특수강 업계가 1분기 시황 부진 속에서도 출하 가격을 인상하는 방향성을 취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국내 STS 판재류 및 특수강 생산 능력이 점차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수출 가격 강세와 국내 시장 수요 부진으로 올해 초부터 수입 규모가 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에 국내 업체들이 1분기 가격 결정에 보다 여유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STS 제조사 관계자는 “누구나 알다시피, 스테인리스 관련 제조사 입장에서는 원료 시장 상황과 반대로 오랫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해온 만큼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 판단하고 있다”라며 “시황과 업계 분위기를 감안해 올해 1월까지 가격을 동결하고 있지만 이 같은 기조가 당장 다음 달에도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