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 업계가 주요 수요산업의 업황 부진 전망에 한숨을 쉬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 극심한 판매 부진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생산원가 압박이 커지면서 각 업체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중국 건설·기계 업계는 금융 및 부동산 규제 강화와 부동산 기업 부실화 사태 등에 따라 기계 수요를 줄일 전망이다. 이에 지난 4분기부터 국산 중장비 수출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난해 10월 국산 굴삭기 업계의 총판매량은 전월 대비 7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올해 국내 건설 시장도 민간 주택 시장 침체와 공공 인프라 예산 축소로 시황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특수강 관련 밀접 수요산업인 건설과 토목, 중장비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건설기계 공급 포화로 인해 관련 특수강 판매가 한동안 부진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또 다른 특수강 업계의 핵심 고객인 조선업과 자동차 업계의 경우 외형은 견조해보지만 실속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조선업은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전체 수주는 2년(2021~2022년/클락슨 리서치 기준) 연속 경쟁국인 중국에 뒤처졌고, 숙련공 인력 부족 속에 신조선 건조량도 중국(전 세계 건조량의 약 45%로 1위/중국조선협회 기준)에 뒤처지고 있다. 이에 선박 조선업계의 수주 잔량이 늘어나도 소재사인 철강·특수강 업계가 연간 판매에서 체감할 수 있는 물량 증가 폭은 크지 않다.
자동차업도 지난해 4분기에는 국내 완성차 생산 대수가 증가하는 기분 좋은 흐름을 보여왔다. 다만 국내외 물가 및 기준 금리의 가파른 인상으로 신규 수요가 침체되고 있고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량 규모는 여전히 제한되고 있다. 다른 수요 산업에 비해 업황이 준수할 뿐, 특수강 수요를 크게 창출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처럼 올해는 조선과 자동차만 비교적 준수한 업황이 기대되고 있고 그 외 건설, 토목, 기계, 중장비업 등은 업황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특수강 업계에서는 연초부터 ‘영업망 유지’와 ‘원가 절감’ 등을 올해 핵심 키워드로 선정하고 업황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장기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전년과 같이 주요 원료 가격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가 경쟁력 확보와 제품 가격 현실화 등 수익성 관련 분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