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조업 경기 지표가 악화되고,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부동산 개발업체 부도가 이어지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1월 1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10~30위안,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10~20위안 하락했다.
중국 경제가 폭발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충격을 받은 가운데, 제조업 경기가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수축 국면에 머무르면서 경기 둔화가 심해졌다는 민간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22년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으로 전달(49.4)보다 하락했다. 지난해 9월(48.1) 이후 최저치이자 5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차이신 제조업 PMI는 대형 국유기업이 주된 대상인 국가통계국의 공식 제조업 PMI에 비해 중국 수출 업체들과 중소기업들의 경기를 더 잘 보여주는 자료로 여겨진다.
앞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2월 제조업 PMI도 47.0으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2월(35.7)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방역 조치 완화 후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화되면서 많은 공장이 사실상 조업을 중단한 데 따른 충격이 지표로 확인되는 모습이다.
또한 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금융 완화 조치와 함께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음에도 부동산 개발업체의 부도사태도 이어지고 있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타임스 차이나 홀딩스'가 유예기간이 끝나는 지난주까지 달러화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며 디폴트에 빠졌다. 채권 이자 지급 만기 후 30일간의 유예기간 내에 이자를 갚지 못하면 디폴트에 빠진다. 타임스 차이나 홀딩스는 다른 역외 채권에 대한 상환도 중단할 예정이다.
현재 중국 내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유행이 춘절 연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 중이며, 인구 이동이 많은 춘절 연휴가 지난 후에야 확산세가 잠잠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화되고 있는 데다 동계기간 비수기가 본격화되고 있어, 감산조치와 원료 가격 상승에도 당분간 철강 가격은 약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는 역내 국가들의 경기 부진에도 주요 철강사들의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철강 가격이 상승했고, 인도는 성수기 축제시즌 진입과 공공건설 투자 확대로 인해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동남아시아는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철강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이며, 인도는 성수기 내구재 소비와 건설 투자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와 비수기에 따른 건설 투자 부진에도 기계 및 조선업 경기 호조와 원료 가격 상승으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수요 부진이 지속되기 때문에 조만간 철강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제조업 경기 부진과 고금리,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건설 투자 둔화와 공급 과잉에도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로 인해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시장은 비수기와 공급 과잉이라는 악재가 지속되고 있으나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호조,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수입 감소 등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붕괴와 에너지 위기, 자동차 생산 감소에도 역내 철강 생산 감소와 원가 상승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유럽은 역내 생산 감소로 인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으나 건설 및 자동차산업의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이 약세 혹은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