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광산업체들과 중국 동제련기업 간의 1분기 현물 동정광 제련수수료(TC) 협상이 지난해 4분기와 동일한 톤당 93달러에 확정됐다. 앞서 이들은 2023년 벤치마크로 적용되는 장기계약 협상에서는 톤당 88달러에 합의한 바 있다.
1분기 적용 TC가 올해 벤치마크에 비해 소폭 높게 유지됐지만 일일 기준 현물 TC는 이보다 낮게 형성되어 있다. SMM이 조사해 발표하는 월간 동정광 지수는 지난 12월에 톤당 87.75달러를 기록하며 전월에 비해 2.41달러 떨어졌다. 또한 주간 지수는 12월 30일 기준으로 톤당 86.07달러를 기록하며 전월 최고치인 91.08달러에 비해 5달러가량 하락했다.
통상적으로 정광 공급이 증가하게 되면 TC가 오르고 이와 반대로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면 TC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현재의 상황은 통상적인 가격 흐름을 다소 역행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 수요가 위축되면서 공급에 따른 변동 요인을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제로코로나 정책이 실질적으로 철회되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아직까지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이 발생하며 실물 수요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만간 춘절 연휴로 인해 재고 비축 수요도 줄어든 상황이다.
반면에 공급 여건도 최근까지 타이트함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남미에서의 공급 교란이 빈번하게 이뤄진 것이 현물 시장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칠레 벤타나스 항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현재까지 정광 운송이 차질을 빚고 있다. 페루에서는 대규모 폭동으로 인해 마타라니 항구의 선적이 차단되었다. 여기에 이달 초 미국의 트럭 운전사들이 파업에 돌입해 미국산 동정광 수출도 위축되고 있다.
또한 페루 최대 광산인 라스밤바스 동광산의 원자재 보관능력도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칠레 벤타나스 항구 화재의 경우, 세계 최대 생산국인 칠레의 주요 수출입항이기 때문에 공급 차질 영향이 상당히 크다. 이에 따라 로스 브론세스 동광산은 불가항력을 선업하며 구리 공급을 중단했으며, 주요 광산업체인 앵글로 아메리칸은 기존 동정광 운송을 대체할 새로운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상황이다.
페루에서는 정치적 불안감이 동광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이 의회에서 해임되어 체포되었고, 국내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새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위는 마타라니항까지 번져 동정광 선적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파나마 정부는 캐나다 광산업체인 퍼스트퀀텀과 새로운 광업권 협상 합의에 실패했고 이로 인해 코브레파나마 동광산의 생산 중단 명령이 내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