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테인리스 열간압연강판(STS HR) 수입량이 극적인 4분기 물량 폭증으로 전년 대비 증가세로 마무리됐다. 아시아 저가 수출 3개국(중국, 인도네시아, 대만)에 대한 반덤핑 제재 효과와 현지 수출 가격 강세 영향이 3분기까지 유효했던 가운데 9월 발생한 국내 STS 생산 설비 피해로 11~12월 수입이 급증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스테인리스강 열연광폭강대 총수입은 26만2,942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1만1천톤, 4.6% 증가했다.
10월 자료까진 2022년 매월 누적 수입량이 전년보다 12.1~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후 STS CR 수입은 11월 수입량이 전월 대비 4배 반(359.6%) 이상 급증한 4만757톤을, 12월 수입량이 전월 대비 44.5% 급증한 5만8,895톤으로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초순 포항제철소 STS 압연 설비 피해로 국산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자, 해외 밀들은 영향력 확대를 위해 곧바로 가격 대응에 나섰고 수입업체들은 주문량 증가로 화답했기 때문이다. 특히 11월부터 수입량이 급증한 것은 계약 시점에서 국내항 유입까지 통상 2개월이 소요되는 동남․동아시아산 물량이 급증했음을 의미한다.
국가별로는 중국산이 13만2,717톤으로 전년 대비 약 4만3천톤, 67% 급증했다. 중국산 누적 수입은 현지 업계 감산과 반덤핑 제재 영향으로 1~10월까지는 전년 동기보다 10.1%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수급 상황 변화로 11월 중국산 수입량은 전월 대비 7배 반(652.7) 증가한 2만7,820톤으로 증가했다. 이후 12월 중국산 수입량은 11월보다 55.6% 증가한 4만3,294톤을 기록했다.
12월 총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3.5%로 지난해 중국산 제품의 연평균 수입시장 점유율 50.5%와 큰 격차를 보였다. 최근 국산 STS강판에 가격에 인하 압박을 주는 수입재 제품의 대다수가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수입 통계에서 유스코 등 대만 STS 제조사들이 국내 수입업체와 견조한 거래관계를 이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대만산 STS HR 수입은 2만5,538톤으로 전년 대비 4배(317.8%) 급증했다. 대만산 수입은 현지 가격 정책에 따라, 월 수입량이 1천톤에도 미치지 못한 달이 5번에 이르기도 했지만, 월 2천톤 이상(최대 7천톤) 수입된 달도 6번에 이르는 등 들쑥날쑥한 수입 추이를 보였다. 다만 대만산은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추세가 확연했다.
특히 대만산 유입량은 다른 수입국보다 이른 10월부터 급증(전월 대비 665.2% 급증)하는 등 흐름이 확인됐다. 현지 업체가 한국 수입 시장을 각별하게 챙긴 것으로 풀이된다.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가 시장에 전달된 당시에 유스코와의 거래량이 상위권에 속했던 한 대형 수입업체는 가장 앞서 큰 폭의 판매 가격 인상을 추진한 바 있다.
반면 국내 STS 수급 시황 변화에도 연간 수입량이 감소세로 유지된 주요 거래국들도 있다. 인도네시아산 총수입은 6만671톤으로 전년 대비 약 4만1천톤, 40.3% 급감했다. 일본산 총수입도 2만8,482톤으로 전년 대비 약 1만7천톤, 37.8% 감소했다. 이들 두 국가에서의 수입도 4분기에 증가했지만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낮았다.
지난해 국산 스테인리스강 열연광폭강대 수출은 36만2,721톤으로 전년 대비 약 18만2천톤, 33.5% 급감했다. 가격 경쟁력 악화와 글로벌 경제 침체로 포항제철소 침수 피해 직전인 1~8월 수출량이 31만2,844톤으로 14.6% 감소했던 가운데 9월 수출은 생산 차질로 2,557톤으로 전월 대비 94.6% 급감한 바 있다. 이후 국산 수출은 재고재 판매와 빠른 설비 복구 속도로 10월부터 월 1만톤대로 회복됐지만, 전체 수출 감소세를 되돌리긴 역부족이었다.
한편 지난해 STS HR 연평균 수입단가는 톤당 2,632.7달러로 전년 톤당 2,059.4달러 대비 27.8% 상승했다. 국산 STS HR 연평균 수출단가는 톤당 2,418.2달러로 전년 톤당 1,949.8달러 대비 24%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