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 및 공급망 충격, 수요산업 부진 등이 겹치면서 2023년 EU의 철강 소비와 수요산업 생산이 모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공급망 일부 개선으로 인해 건설 및 자동차 생산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철강협회(EUROFER) 경제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2023~2024년 경제 및 철강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 수요산업 부문이 적어도 올해 2분기까지는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23년 EU의 명목 철강 소비가 전년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2024년에는 주요 산업의 경기 회복으로 철강 수요가 개선되면서 명목 철강 소비가 1.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역내 에너지 대란과 물류대란이 지속되면서 2023년 철강 수요산업 부문의 생산 또한 전년 대비 0.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계 등 제조업과 주택 부문의 부진에도 자동차산업과 건설산업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동차산업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면서 생산이 정상화되고 있다. 유럽철강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0.7% 증가하여 2분기 연속 증가했다. 이는 전 분기의 1.6% 증가에 비해 훨씬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와 같은 생산 회복에도 불구하고 유럽철강협회에 따르면 EU의 자동차 생산은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공급 측면에서 반도체 수급난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데다 에너지 비용 상승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에 따른 소비 위축도 자동차 생산 감소이 원인이 됐다.
하반기 생산 증가로 인해 2022년 EU의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2.7% 증가하고, 러-우 전쟁 여파에 따른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2023년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EU 자동차산업은 지속되는 반도체 등 부품 수급난과 함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한 소비 위축, 미국의 공급망 재편 등에 따른 자동차 수출 위축 등 외부 악재가 지속되면서 팬데믹 이전보다는 낮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EU의 2024년 자동차 생산은 대내외 악재로 인해 0.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산업 또한 EU 회원국 정부들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EU의 건설 생산은 2% 증가했고, 건설 부문 총 고정 투자는 1.8% 증가하면서 7분기 연속 증가했다. 주택 투자 부진에도 인프라 등 공공건설 중심으로 투자가 증가했고, 2022년 EU 건설 생산은 전년 대비 4.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는 당초 전망치인 5.6%보다 하향 조정된 것이다.
2023년에도 주요국 정부가 에너지 및 인프라 중심으로 공공건설 투자를 확대하면서 건설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자재 부족 및 자재 가격 상승, 건설 노동자 부족 등의 영향으로 인해 성장률은 전년 대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