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를 열었는데 안이 텅 비어있는 황당한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그것도 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사를 대상으로 한 사기 사건이다.
글로벌 원자재 중개 업체인 트라피구라(Trafigura)가 지난해 인도 기업 TMT메탈, UD트레이딩과 니켈 구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항구에 도착한 컨테이너 안에는 니켈이 실려있지 않은 사건이 발생했다.
트라피구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부터 해당 회사로부터 구매한 니켈 컨테이너 중 일부가 도착지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니켈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트라피구라는 피해액이 최대 5억7,700만 달러(약 7,353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게로 따지면 2만 톤가량의 미가공 니켈이다.
또한 런던금속거래소(LME) 등급의 니켈인지 페로니켈인지 등 어떤 품목이 사기 사건의 대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사건에 대해 트라피구라는 자신이 조직적인 사기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록적인 손실에도 불구하고 트라피구라 측은 2023년 회계연도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을 초과할 것이라 덧붙였다. 이어 트라피구라는 "빠르게 성장하는 배터리 금속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트라피구라는 최근 성명을 통해 프라텍 굽타(인도 금속 무역 사업가)와 연관된 TMT메탈과 UD트레이딩 등 회사들이 저지른 '조직적인 사기'에 대한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계약에 관련된 허위 문서 및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라피구라 내부 연루자는 없었다.
한편, 사기 혐의자로 지목된 프라텍 굽타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특히 그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TMT메탈이 연루된 과거 '회전목마 사기'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TMT메탈 등을 조사한 스위스 기업 정보 회사에 따르면, 회전목마 사기는 하나의 화물을 관련된 10개의 회사가 서로 거래하면서 하나의 화물에 대해 10배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거래 자금을 부풀린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큰 자금을 조달하지만 리스크는 극도로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