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충격, 주요국들의 높은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무역 제재와 산업 설비 파괴로 인한 CIS의 생산 감소, 신흥국들의 금융위기 등 여러 악재가 지속되면서 2023년 1월 조강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3.3% 감소했다. 주요 10대 철강 생산국 중 중국과 브라질만 생산이 증가했고, 인도와 일본, 미국과 러시아, 한국과 독일, 튀르키예와 이란은 모두 생산이 감소했다. 다만 온화한 날씨로 인한 유럽의 에너지 대란 완화와 주요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인해 전월 대비로는 3.3% 증가했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에 보고된 64개국의 2023년 1월 세계 조강 생산은 1억4,530만 톤을 기록하여 전월 대비로는 3.3% 증가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3.3% 감소했다.
2023년 1월 세계 조강 생산. (출처=WSA)中 제로코로나 해제·경기부양에 증가’, 日·韓 車 생산 감소·건설 투자 부진에 ‘감소’인도 내수 호조에도 수출 부진에 ‘소폭 감소’
주요국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우선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비수기에도 제로코로나 정책 완화와 함께 정부가 제조업과 건설 분야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2.1%, 전년 동월 대비로는 2.3% 증가했다. 중국은 설 연휴 이후 위드코로나가 본격화되고, IMF 등 여러 경제연구기관들이 경제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부에서도 금융 완화 및 재정 확대를 통해 경기부양책을 본격화하고 있어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성수기 진입으로 인해 건설경기가 회복되고 제조업 경기 호조도 지속되면서 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2.8% 증가한 1,09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수출국 경기 부진에 따른 경기 회복세 둔화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0.2% 감소했다. 인도는 올해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부문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정부가 주택 및 SOC, 에너지 인프라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면서 2월부터는 조강 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건설 투자 감소와 자동차 생산 감소에도 기계 및 조선업 경기 호조로 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4.3% 증가한 72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충격 등에 따른 전반적인 내수 부진에 전년 동월 대비로는 6.9% 감소했다. 일본은 기계와 조선 등 제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2월 이후 조강 생산은 전년 대비 보합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은 비수기와 수출 감소에도 포스코의 공장 가동 정상화와 자동차산업 회복으로 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5.8% 증가한 55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채권시장 불안과 수출 감소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9.8% 감소했다. 한국은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금융 불안이 확대되고, IMF의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등으로 경제심리도 위축되면서 2월 이후에도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美, 고금리 및 내수 부진에 ‘감소’, EU·튀르키예, 수요 둔화 및 금융 위기에 ‘감소’
러시아, 무역 제재에 ‘감소’, 브라질, 경기부양·자원산업 호조에 ‘증가’, 이란 내수 둔화에 ‘감소’
미국은 비수기 진입과 함께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내수 경기가 둔화되면서 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인 65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전반적인 소비 위축과 제조업 경기 둔화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6.8% 감소했다. 다만 미국은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와 공급망 안정화에 따른 자동차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2월부터는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온화한 날씨에 따른 에너지 대란 완화에도 자동차와 건설 등 주요 수요산업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9%,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2% 감소한 1,030만 톤을 기록했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에너지 대란 완화로 인해 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7.4% 증가한 29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전반적인 경기 침체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2% 감소했다. EU는 최근 온화한 겨울 날씨로 인해 에너지 대란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러-우 전쟁도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CIS 최대 경제국인 러시아는 서방의 무역 제재에도 수출국 다변화와 경기부양책으로 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5.5% 증가한 58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무역 제재 장기화 여파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8.9% 감소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무역 제재가 장기화되고 있으나 고유가로 에너지산업 경기는 호조를 보이고 있고, 올해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중동, 인도와 아세안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2월 이후로는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튀르키예는 자동차 및 제조업 생산 증가로 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7% 증가한 28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에너지 대란과 금융불안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4.9% 감소했다. 튀르키예는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주요 수출국인 유럽의 경기 둔화도 지속되고 있고, 2월 남동부지역 대지진으로 인해 철강 생산용량의 25~30%가 가동 중단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은 룰라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본격화하는 데다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로 자원 수출도 다시 호조를 보이면서 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8.0%,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7%나 증가했다. 2월 이후에도 브라질은 룰라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신규 자원개발 확대, 에너지 전환과 제조업 육성 정책에 따른 신산업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비수기에 따른 수출국 경기 둔화와 서방의 경제 제재 강화, 히잡시위에 따른 국내 정치적 불안정 심화 등으로 인해 1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7%,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6% 감소한 260만 톤을 기록했다. 이란은 국내 정치 불안 심화와 서방의 경제 제재가 강화되고 있으나 러시아 및 중국의 지원과 함께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 건설 투자 프로젝트 확대 등으로 인해 조강 생산이 조만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1월 국가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중국, 인도, 일본, 미국, 러시아, 한국, 독일, 튀르키예, 브라질, 이란의 순으로 전년과 대비하여 브라질과 이란의 위치가 변한 것 외에는 순위 변동이 없었다.
한편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의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인도와 중동, 아세안의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아시아 지역의 조강 생산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의 경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에너지 대란 완화에도 수요산업 경기가 회복되는 상반기에는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러-우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의 조강 생산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나 러시아는 수출 경기 회복으로 예상보다 조강 생산이 조기에 회복될 전망이다. 튀르키예는 전력 및 물류 인프라 복구 시까지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주지역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에 따른 중남미 국가들의 신규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는 대지진 피해가 큰 튀르키예와 러-우 전쟁 여파의 직격탄을 맞은 EU, IMF 등이 경기 침체를 예고한 한국을 제외한 전 지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조강 생산 또한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