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등 주요국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리 인상 등 긴축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한 결과 위험자산인 비철금속 투자선호가 제약받고 있으며, 지난 2년 간 원자재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신규·확장 프로젝트의 진입이 유도되어 점차 공급량이 늘면서 공급 측면의 가격 하방 리스크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은 리튬, 니켈 등 배터리용 금속뿐 아니라 전기동과 알루미늄, 아연과 같은 전통적인 금속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동, 가격 상승압력 부분적 상쇄
전기동은 수요 측면에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점차 둔화되면서 달러 가치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될 수 있고, 공급적인 측면에서는 칠레, 페루 등 남미지역과 파나마의 정치적 리스크 확대로 공급 차질이 유발되는 점이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중국의 코로나 봉쇄정책 해제 이후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으며, 올해 전기동 수급 펀더멘털도 공급과잉 전망에 따라 앞서 언급했던 가격 상승압력이 부분적으로 상쇄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광해광물공단에서는 올해 1분기 전기동 추정가격이 톤당 9천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로는 10% 하락하는 것이지만 전기 대비로는 12.3%의 상승세가 예상되는 것이다.
전기동 수급은 미국, 유로존 등 주요국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세계 경기둔화 우려 및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으로 수요측면의 하방리스크가 예상되며, 공급 측면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 페루, 칠레 등에서노후광산들의 생산용량 확대,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의 갱내채굴 전환, 잠비아 센티넬 광산 증산 등 대형 신규·확장 프로젝트의 진입효과로 공급 증가율이 소비 증가율을 크게 앞서면서 공급과잉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우드매킨지는 올해 전기동 수급 펀더멘털이 14만4천 톤의 공급과잉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지난해에 비해 과잉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로선 미 연준의 금리인상 종료시점과 중국의 경기회복 정도에 따라 전기동 시장의 하방리스크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니켈. 수급 상승 압력 지속 예상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 원료 수요 확대 및 러시아발 공급망 충격에 따른 메이저 공급업체인 노르니켈의 감산 전망으로 수급측면에서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ME 니켈 가격의 벤치마크 기능이 약화된 점과 니켈 금속과 배터리용 화합물 가격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는 점은 가격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세계 1위 니켈 생산업체인 노르니켈은 서방국가들의 러시아 경제제재 단행 이후 물류 및 부품조달 문제로 인해 제련소 가동률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어 올해 글로벌 니켈 생산량이 최대 7%까지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주요국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경기침체, 인도네시아의 니켈제품 수출확대 추세 및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기간 종료에 따라 하방요인도 상존하여 수급측면의 가격 상승압력이 부분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드매킨지도 올해 니켈 시장이 글로벌 금리인상 동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및 인도네시아의 니켈 정제련소 생산용량 확대전망으로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러시아발 공급망 차질 및 전기차 배터리 수요 확대로 공급과잉분이 점차 축소되면서 가격 하방압력이 부분적으로 상쇄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수급 펀더멘털은 소비가 331만9천 톤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 가운데 스테인리스스틸용 소비가 212만1천 톤으로 11.9% 늘 것으로 예측됐다. 배터리 전구체용 소비는 57만1천 톤으로 전년 대비 29.5% 급증이 예상되고 있다. 니켈 공급은 340만2천 톤으로 지난해에 비해 8.8% 늘 것으로 전망되는데, 인도네시아의 정제련 생산용량 확대로 올해 인도네시아의 니켈 생산이 24% 급증할 것으로 점쳐진다.
■ 아연, 빡빡한 수급 상황 지속
철강 생산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닌 아연은 중국의 코로나 봉쇄정책 종료에 따른 수요확대 전망 및 주요 거래소 재고량 감소로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둔화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페루의 반정부 시위 여파로 정치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광산 공급차질도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글로벌 공급부족의 원인이었던 유럽 제련소 생산이 유럽 전력난 완화로 인해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 공급부족은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드매킨지 전망자료에 따르면, 올해 정련아연 소비량은 1,398만2천 톤으로 주요국 금리인상 동조화에 따른 경기부진 여파로 전년대비 1.3%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정련아연 공급량은 1,392만 톤으로 나이어스타 등 유럽 제련소 생산이 회복하면서 전년 대비 3.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4~2025년 아연수급 펀더멘털이 공급부족에서 공급과잉으로 전환되면서 하방압력이 지속되어 향후 아연 가격은 완만한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