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리튬의 장래 수급 상황이 장기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톤당 60만 위안을 넘어섰던 리튬 가격도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해당 금속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며 빠듯한 수급 상황이 연출됐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성장세 둔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3월16일 인터배터리 2023에 마련된 코리아피디에스의 배터리 금속 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손양림 코리아피디에스 수석 연구원은 각 금속의 시장 전망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손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톤당 60만 위안까지 올랐던 리튬은 연말부터 강세장이 붕괴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리튬 가격은 역사적으로 높은 상태다.
리튬 시장의 전망을 알기 위해서는 전기차 시장,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의 흐름을 알 필요 있다. 전 세계 순수 전기차 판매량의 3분의 2가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12월 대비 49.9프로 감소한 절반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전기차 판매가 올해 들어 크게 감소한 데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정책이 중단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다만 지방정부 차원에서 신에너지 자동차 구매세 감면 및 지방정부 보조금은 유지되고 있어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 전기차 시장도 올해가 본격적인 성장 원년이 될 전망이다. 폭스바겐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 전년대비 37% 성장하며 역대 최대 전기차 판매 실적을 거뒀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리튬 수요도 자연스럽게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리튬은 장기적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급 긴장 상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양대 리튬 생산국가인 칠레와 호주를 중심으로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리튬 최대 제련 국가인 중국의 생산 능력이 증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력 생산 방식이 염수 생산인 칠레는 생산 과정이 비교적 가벼워 공급량을 비교적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채굴 방식의 리튬 생산을 주로 하는 호주는 과거 2015~2018년 사이의 리튬 가격 슈퍼 사이클 시기에 상당히 빠르게 증산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칠레와 호주에 이어 3대 생산국인 중국도 올해 생산이 늘어날 전망이다. 레피도라이트(Lepidolite) 광석은 리튬 추출 및 세라믹 제조에 사용된다. 리튬 공급의 20%가량은 이 광석을 통해 이뤄진다.
중국 세라믹 산업이 공급 과잉으로 전환되면서 세라믹 산업으로 흘러가던 레피도라이트 광석이 리튬 생산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중국 레피도라이트 광물 생산이 난개발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어 중국 정부가 이를 통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난개발로 인한 환경 문제가 중국 당국의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 위원은 "올해 리튬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 정리했다. 중국이 직면한 환경 문제가 마냥 공급을 늘릴 수 없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어 손 위원은 이어 칠레, 호주, 중국 외에 다양한 공급 대체 국가들의 부상도 전망하고 있다. 탄산 및 수산화 리듐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스포듀민 정광 생산의 증대, 지열 염수를 통한 리튬 생산 등 생산 방식의 다변화가 떠오르는 리튬 공급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 다양화를 통해 리튬 가격은 톤당 30만 위안, 20만 위안까지 붕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후 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숙 단계에 진입하면서 리튬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손 위원의 예측이다.
인터배터리 2023에 마련된 코리아피디에스의 배터리 금속 시장 전망 세미나. 손양림 연구원에 발표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