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조관 제조업계가 3월 국내 철강사의 열연강판(HR) 가격 인상에도 원가인상분 반영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4월에 들어서야 3월 인상분을 적용하는 셈이다.
구조관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초 포스코 소재 비중이 높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제품 인상 공문을 발송했다. 이어 지난 13일 제품 출하분부터 3월 인상분을 적용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3월 성수기 대비 제품 판매가 저조하다는 일부 업체들과 여전히 자금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이 제품 인상에 동참하지 않았다.
여기에 내수 원자재 대비 톤당 2~3만원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 수입 소재 중심의 구조관 업체들이 3월 인상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주 일부 구조관 업체들은 1% 정도의 제품 할인율을 조정하면서 3월 제품 인상은 물 건너간 것이다.
이에 대해 구조관 업계는 3월 인상 시도 불발이 4월에도 인상시기를 늦추게 된다는 것이다. 3월까지 제품 판매시 수익성을 확보했다면 4월 고가의 HR 사용에 구조관 업체들은 적자 판매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3월말 중국 수입 오퍼가격이 CFR 기준으로 톤당 680달러를 형성했다. 이에 2.0mm 기준 700달러라고 본다면 환율 1,300원과 물류비용, 부대비용을 고려했을때 약 93만원의 공장 도착 가격인 셈이다. 여기에 구조관 업계는 제조원가, 판관비를 더한 제품 가격은 톤당 100만원 후반대인 107만원선이 되어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3월 현재 제품 판매 가격은 톤당 104~105만원에 형성돼 있다.
결국 수입재 매입 비중이 높은 업체를 비롯해 국산 소재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3월 투입 소재에 대해서 전부 적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구조관 업체들이 3월 소재 투입과 제품 생산이 본격적으로 제품화되는 4월 중순부터 인상을 못시킬 경우 톤당 3~5만원의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구조관 업체들은 1/4분기, 특히 1, 2, 3월에 적자를 면할 정도의 수익성을 확보해왔다. 그럼에도 3월 가격을 인상시키지 못한 주된 원인은 3월 성수기에 대한 매출 목표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의 경우 1~2월 비수기에 가격 인상을 통해 어느정도 시장의 재고 수요가 이미 빠져 나갔다고 봐야 한다. 이에 3월 성수기 매출을 기대하기 보다 수익성 위주의 정책을 펼쳐야 했다. 그러나 3월도 판매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서 적자는 아니다보니 공격적 매출확보로 이어졌던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3월 제품 가격 인상 실패는 결국 매출 중심의 판매전략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4월 국내 철강사의 HR 인상이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위주의 판매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