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 이후 중국 정부가 인프라와 제조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부동산 경기부양책도 확대할 것임을 밝혔지만 미국 SVB 파산에 따른 글로벌 금융위기 전염에 대한 우려, 수출 여건 악화에 따른 수요가들의 구매 연기, 정부 규제에 따른 원료 가격 약세 등이 겹치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3월 4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50~110위안 하락했고, 건설재 가격은 톤당 20~160위안 하락했다. 다만 상하이의 200mm H형강 가격은 80위안 상승했고, 톈진의 아연도금강판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중국 정부는 3월 4일~11일까지 진행된 양회에서 주요 경제방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경기회복에 방점을 두고, 제조업과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그리고 부동산 부문에 대한 금융 완화 등을 통해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철강 가격이 하락한 것은 원료 가격 하락과 수요산업 부진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주까지 톤당 920~930위안 수준이던 중국의 수입 철광석 가격은 정부의 강력한 시장 안정책으로 인해 3월 4주차 들어 톤당 890위안 수준으로 하락했다.
게다가 3월 22일부터 23일까지 남부 일부 지역에서 올해 최악의 폭우가 내린 데다 북부 일부 지역에는 모래 폭풍이 몰려오면서 건설 현장의 작업이 중단됐다. 악천후로 인해 건설 경기가 악화된 데다 일부 유통업체들이 재고 소진을 위해 가격을 낮춘 것도 전체 시장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됐다.
그리고 미국 SVB 파산 사태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내에서도 시장 금리가 인상되는 등 악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주택 판매 뿐만 아니라 그동안 호조를 보이던 자동차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미중 갈등이 지속되면서 중국의 제조업 수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것도 악재가 되고 있다. 대외 악재로 인해 중국의 수요산업계에서는 국내외 시장 상황을 관망하면서 철강 구매를 연기하고 있다.
이와 같이 원료 가격 하락과 함께 대외 악재에 따른 수요산업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중국 철강 가격은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는 금융위기에도 역내 철강업체들의 생산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과 원료 가격 강세가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인도는 수입재 증가에도 성수기 수요산업 호조로 인해 가격이 상승했다. 동남아시아는 공급 부족과 원료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역내 국가들의 경기부양책이 가시화되면서 철강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인도는 성수기 제조업과 건설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도 본격화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자동차산업 부진에도 제조업 경기 회복과 원료 가격 강세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 시장은 건설 경기 회복과 원료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제조업 부진도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철스크랩 등 원료 가격 강세가 지속된 데다 제강사들의 가동률 저하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미국 시장은 수요산업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데다 원료 가격 강세도 지속되고 제강사들이 전력 수급 등의 문제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례가 증가하여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2분기 말까지 철강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성수기 진입과 에너지 대란 완화로 수요산업이 회복되는 가운데 원료 가격 강세와 역내 생산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유럽은 타 지역 대비 수요산업 회복이 더딘 상황이지만 원료 가격 강세와 역내 생산 감소 및 튀르키예의 대지진 및 대러시아 제재 여파로 인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