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냉연 수입재가 국내에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과 가전 산업 등의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내수 판매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밀의 수출 밀어내기는 더욱 어려워 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냉연강판 수입은 14만4839톤으로 일년 만에 33.75% 줄었다. 이는 코로나 여파가 본격화된 2020년(15만9094)톤보다도 1만4255톤 적은 수치다. 특히 작년 11~12월 한국에 도착한 냉연강판 제품들은 지난 9월과 10월 성약된 것들로 당시 포항제철소의 힌남노 사건 직후에도 냉연강판의 수입은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올해 1~2월 냉연강판 수입은 1만6889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2만1740톤)과 비교해도 22.3% 줄어든 기록을 나타내면서 냉연제품 수입은 점차 줄고 있다.
수입 감소 요인으로는 건설과 가전 등 전방산업의 부진한 흐름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SOC 예산 감소, 고금리 부담 및 자금조달 곤란 등으로 올해 회복세를 되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코로나 특수 소멸과 긴축 기조에 따른 소비심리 냉각으로 가전 역시 지난해부터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도 건설과 가전 등 전방산업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냉연강판의 수입 기세도 함께 꺾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비관적 전망을 감안해 냉연 수입은 전년보다도 10% 감소한 13만355톤 수준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융아연도금강판의 경우 지난 한 해 60만5486톤이 수입됐다. 이는 전년(96만8056톤)대비 37.5% 줄은 양이다. 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은 전체 비중에서 약 99% 수준대를 차지고 있는 중국과 일본에서의 수입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국과 일본 수입은 각각 전년보다 38.2%, 19.1% 줄은 53만8767톤과 5만7168톤으로 집계됐다.
작년 용융아연도금강판이 기록한 60만톤 수준은 2021년 코로나 특수효과로 내수 공급이 빡빡해지자 중국과 일본 등에서 97만톤 가까이 수입해왔던 것과는 뒤바뀐 실적이다. 또 특수효과와 무관했던 2018년(74만5420톤)보다도 약 14만톤이 줄었다.
특히 중국산 용융아연도금강판은 데크플레이트 제조업체와 CCL설비를 갖춘 샌드위치패널향 등으로 대거 공급되어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 역시 공사 수주 감소와 건축법에 부합하는 두께 규정 등이 강화되면서 2023년 수입재 유입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기아연도강판 수입은 평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올해 1월19일부터 광양제철소의 2EGI설비를 멈췄다. 이 설비 능력이 연간 26~30만톤에 달했기 때문에 향후 생산 부재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현대제철과 KG스틸, 동국제강 등도 채산성의 이유로 전기아연도강판 공급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수입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수입재 전기아연도강판의 적용 범위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물량이 크게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기아연도강판은 일반적으로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 제품의 소재로 적용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국내 가전산업이 부진을 탈피하지 못하면서 수요는 주춤해진 상태다.
또 중국 수입재의 경우 국내에서 생산하는 전기아연도강판과의 색상 차이와 품질 등 이유로 국내 가전 공장에는 납품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건설용, 자동차 부품용, 착색도금용강판 원소재, 방화문 등에는 사용을 일부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과 일본산 전기아연도강판 소재 채택 여부가 수입재 운명을 당락지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