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에서 우리 정부가 스테인리스강판 덤핑 문제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반덤핑 제재 대상 국가에서의 덤핑 의심 수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철강협회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스테인리스강 열연광폭강대 수입은 6만9,83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만톤, 260.7% 급증했다. 이 중 중국산 수입은 4만1,94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954.7%) 급증했다. 지난해 9월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 생산 설비 피해가 발생해 수입 계약 규모가 증가했음을 감안해도 과도한 증가 수치다.더구나 1~2월 대만산 수입은 1만872톤을, 인도네시아산 수입은 7,327톤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82.9%, 50.3% 급증했다. 이들 중국과 대만, 인도네시아는 지난 2021년 7월, 산업부 무역위원회로부터 우리나라 철강에 덤핑 판매행위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 인정돼 최대 25.82% 수준(최저 7.17%)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은 바 있다. 다만 이들 3개국 STS 제조사 중 산시타이강과 티스코홍콩, 티스코트레이딩, 타이강보세, 리스코, 인니칭산, 광칭, 루이푸, 이터널칭산, 골든하버, 유스코, 이예마우, 탕엉, 와이씨엘, 왈신 등 15개사는 세계무역기구 의무 협약에 따라 높은 수준의 반덤핑관세를 부과받는 대신, 기획재정부와 한국행 수출 가격을 높이기로 합의하는 ‘수출 가격 인상 약속’을 택했다.문제는 세관과 기획재정부 등이 결정하는 약속 가격의 최저 수준을 적정하게 책정되고 있는 지 여부다. 최근 동(남)아시아산 STS304 강판 가격은 국내 유통 시장에서 국산보다 톤당 40만~50만원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덤핑 제재와 수출 가격 인상 약속이 맺어진 2021년 하반기에 비해 가격 차가 오히려 더 벌어졌(2021년 하반기엔 톤당 10만~20만원 수준 차)다. 반면 포스코 중심의 국산 300계 제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하 가격이 한차례도 인상되지 않았다. 아울러 국산 유통 가격은 5개월째 단기 상승도 없이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산 가격이 인상되어 수입재와 가격 차가 나는 것이 아니라 수입재 자체가 원료 및 에너지 비용 급등 추이와 달리 비정상적인 가격에 유입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국내 산업 보호와 소재 산업 시장의 건전성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현재의 덤핑 제재가 적정한지를 파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