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업 부문의 경기 부진과 자동차산업 회복 지연, 미국 SVB 파산에 따른 금융위기 전염 우려와 수출 여건 악화 등으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원료 가격도 정부 규제로 약세를 보이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4월 1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20~130위안 하락했고,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20~120위안 하락했다. 다만 톈진의 아연도금강판 가격은 전주 대비 변동이 없었다.
주요 수출국들의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출 여건 악화와 국내 금융시장 불안 영향으로 3월 민간 제조업 경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중국 민간 중소기업의 제조업 업황을 나타내는 차이신(財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월 중립 수준(기준선 50)으로 하락했다. 이는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월 대비 1.6p 하락한 것이다.
또한 중국승용차협회(CPCA)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승용차 (소매)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한 159만 6천대, 이중 신에너지승용차는 54만 9천대로 전년 동월 대비 5% 증가한 데 그쳤다. 자동차업계는 승용차 취득세 감면책과 신에너지차 보조금 종료가 업황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외에 건설 경기 회복세도 지연되고 있다. 중부와 남부 등 일부 지역의 기상 악화로 건설 현장이 중단됐고, 이로 인해 건설재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용 철강재 생산이 지속되면서 재고는 오히려 증가했다.
그리고 정부의 가격 안정화 조치로 인해 지난 주 톤당 900위안 이상으로 올랐던 수입 철광석 가격이 다시 톤당 880~890위안 수준으로 하락했다.
성수기인 2분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철강 가격이 하락한 것에 대해 중국 철강업계는 전반적으로 철강 생산은 대폭 증가한 상황에서 4월 들어 재고 소진이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철강업계의 경영 악화로 인해 정부가 원부자재 및 에너지 가격 안정화를 위한 강력한 규제를 실시한 데다, 수요산업 경기 회복이 지연된 것도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올해 조강 생산을 전년 대비 2.5% 감축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가 있었으나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닌 상황이다. 다만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금융 불안 등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공급 측면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중국의 철강 가격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동남아시아는 제조업 경기 회복과 인프라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역내 국가들의 지속되는 금융위기로 인해 가격이 보합을 유지했고, 인도 또한 자동차 및 건설 경기 호조에도 수입재 증가로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동남아시아는 역내 철강업체들의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공급 부족과 원부자재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부양책이 본격화되면 철강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제조업과 건설 경기 호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수입재 증가도 지속되고 있어 가격 반등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성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경기 회복과 원료 가격 강세에도 자동차산업 부진이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 시장은 건설 경기 회복과 원료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제조업 경기와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 성수기 건설 투자 증가로 인한 수요 회복에도 연준의 금리 인상과 SVB 파산 등 금융 불안, 제조업 부진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전반적인 원료 및 에너지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5월까지 주요 제강사들이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공급 부족도 지속되면서 조만간 철강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은 타 지역 대비 수요산업 경기가 부진했으나 원료 가격 강세와 역내 생산 감소, 수입재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상승했다. 유럽 철강업계는 역내 수요산업 경기 회복은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러-우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료 및 에너지 가격 강세와 역내 생산 감소, 튀르키예의 대지진 및 대러시아 제재 여파로 인한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