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테인리스강 생산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요 부진과 에너지비용 급등이 나타난 미국과 유럽에서 큰 폭의 감산이 확인됐다.
세계스테인리스협회(WORLD STAINLESS ASSOCIATION/옛 ISSF)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스테인리스 조강 생산량은 5,525만5천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303만톤, 5.2% 감소했다. 다만 4분기 생산량은 1,370만6천톤으로 최근 2년 중 분기 최저치를 기록한 직전 분기 대비 7.1% 증가했다.
지난해 스테인리스 조강 생산량이 가장 줄어든 지역은 협회가 ‘기타(한국, 남아프리카,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로 지정한 곳들이다. 기타 지역은 지난해 755만7천톤을 생산하여 전년 대비 약 76만톤 9.1% 감산했다. 특히 3분기까지 약 200만톤에 이르던 분기 생산량이 4월 들어 148만3천톤 수준으로 급감했다. 9월 발생한 우리나라의 포항제철소 생산 차질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스테인리스 조강 생산국인 중국에서도 감산이 확인됐다. 지난해 중국의 생산량은 3,197만5천톤으로 전년 대비 약 66만톤, 2% 감소했다. 강력한 코로나 방역 봉쇄로 현지 제조업 생산과 소비, 유통이 제한되고 경제성장률이 당국이 제시했던 5.5%에 크게 못 미치는 3%를 기록하는 등 현지 경제 활동 악화로 인한 감산이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은 전년과 대비 생산량이 10% 이상 급감했다. 물량으로는 기타국 항목과 중국이 가장 많이 줄었지만 지역 내 감산 규모 폭은 이 두 지역이 가장 컸다.
미국의 지난해 생산량은 201만7천톤을, 유럽의 지난해 생산량은 755만7천톤으로 각각 전년 대비 14.8%, 12.4% 급감했다. 미국과 유럽은 물가 급등으로 소비 감소에 빠진 가운데 에너지비용 급등으로 생산자 부담까지 증가한 까닭에 감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유럽 최대 STS 생산자인 오토쿰푸는 봉형강 사업부를 대부분 매각하고 스테인리스 판재 및 페로크로뮴 사업에 집중하는 등 사업 개편에 나섰다. 반대로 북미 최대 STS 생산자인 NAS의 경우 향후 시황이 개선되리라 기대하며 본사 공장에 2억4천만달러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20% 상향할 계획이다.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의 조강 생산량은 741만1천톤으로 전년 대비 약 38만톤, 4.9% 감소했다.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주요 STS 생산자들도 감산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스테인리스협회는 올해 전 세계 소비가 하반기부터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걸고 있다. 협회는 지난해 총회에서 “세계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상기해야 하지만, 2023년 스테인리스 소비는 2022년보다 3.2% 증가할 것”이라며 소비가 느리게 남아 회복될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