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 중국의 수출이 6개월 만에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경기 부진과 SVB 파산 여파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원료 가격 하향 안정세 등이 겹치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4월 2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20~100위안 하락했고,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30~130위안 하락했다.
그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중국의 수출은 3월 들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3월 수출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중국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작년 9월 이후 6개월만이다. 수츨은 증가한 반면 3월 수입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그리고 무역수지는 881억9천만 달러 흑자로 시장 예상치인 410억 달러를 웃돌았다.
이처럼 수출이 반등했지만 SVB 파산 여파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불안 영향으로 3월 민간 제조업 경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중국 민간 중소기업의 제조업 업황을 나타내는 차이신(財新)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3월 중립 수준(기준선 50)으로 하락했다. 이는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월 대비 1.6p 하락한 것이다.
게다가 자동차와 건설 등 최대 수요산업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의 통계에 따르면 3월 중국 승용차 (소매)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한 159만6,000대, 이중 신에너지승용차는 54만9,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5% 증가한 데 그쳤다.
그리고 중부와 남부지역의 기상 악화로 건설 현장이 중단되면서 건설재 수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주요 공급국들의 생산 증가와 정부의 가격 안정화 조치로 인해 철광석과 철스크랩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와 같이 수요 측면의 약세와 함께 원부자재 가격 하락 및 조강 생산 증가와 재고 누적에 따른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철강 가격은 약세를 보였다.
중국시장은 현재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했으나 예상치 못한 금융 불안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의 감산 조치가 예고되어 있으나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지 철강업계에서는 수요 부진과 함께 공급 증가와 원가 하락 등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철강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동남아시아는 제조업 경기 회복과 역내 국가들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건설 투자 증가에도 지속되는 금융 불안과 저가 수입재 증가, 원료 가격 하락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인도 또한 수요산업 경기 호조에도 수입재 증가와 원부자재 가격 하락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수요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철강 수요는 호조를 보이겠으나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확대에 따른 저가 수입재 증가와 원료 가격 하락으로 당분간 철강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원료 가격 하락에도 기계 및 조선 등 제조업 경기 호조와 건설 투자 증가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판재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일본은 원부자재 가격 안정에도 성수기 수요산업 경기 회복으로 당분간 가격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은 철광석과 철스크랩 등 원자재 가격 하락과 연준의 금리 인상, SVB 파산에 따른 금융 불안에도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성수기 진입으로 건설 투자도 증가하면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시장은 원부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입재 감소와 일부 제강사들의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철스크랩 등 일부 원부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타 지역 대비 수요산업 경기 회복도 지연되고 있으나 수입재 감소와 역내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부족이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유럽의 경우 원료 및 에너지 가격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으나 대러시아 제재 여파에 따른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