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 판재류 제조업계가 매출 향상을 달성한 가운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제조원가 상승으로 판가 인상 적용에 나선 가운데 하반기 경기 악화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대체로 부진했다.
지난해 스테인리스 판재류 제조 9사(현대비앤지스틸, 디케이씨, 에스엠스틸, 대양금속, 풍산특수금속, 쎄니트, 코리녹스, 케이에스피스틸, 대한특수강/매출액순)의 총매출액은 3조4,692억5,7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1조960억원, 46.2% 급증했다.
특히 철강 산업 부진에도 신규 사업 투자와 법인 통합 등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친 업체들의 매출액이 급등했다. 지난해 2월 현대제철로부터 스테인리스 부문 재고 자산과 영업권을 인수한 현대비앤지스틸은 매출액이 1조2,802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49.7% 급증했다.
아울러 스테인리스 판재류 판매점인 디케이씨에스와 법인 통합과 시화 MTV 물류창고 설립으로 재고 및 영업, 공장 운영 등에서 경영 효율성을 높인 디케이씨도 매출 규모가 1조3억9,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2.3% 급증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스테인리스 주요 원료 가격 상승으로 국산과 수입재 모두 판매 가격이 인상 적용된 영향으로 케이에스피스틸 한 곳을 제외하고 매출 규모가 증가했다.
다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생산원가 상승으로 불가피한 인상 적용 외에는 시황 악화로 수익 확보용 인상은 적용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스테인리스 판재류 9개 제조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723억원, 46.4% 급감한 835억1,600만원을 기록했다. 9개 제조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589억2,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1,641억원, 73.6%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개선된 곳은 풍산특수금속과 쎄니트, 코리녹스 세 곳에 불과했으며 풍산특수금속은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른 제조사들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적게는 4%, 많게는 63% 급감했고, 제조사 한 곳은 적자 전환, 또 다른 한 곳은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당기순이익은 코리녹스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44~96%)으로 악화됐다.
개별 업체들이 영업 목표 달성에 실패할 정도로 지난해 하반기 수요가 크게 부진했고 국산 공급 차질과 이로 인한 저가 수입 유입으로 가격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도 시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국산 공급은 범용재를 중심으로 안정을 찾고 있는 가운데 저가 수입으로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니켈 등 일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포스코 등 원소재 공급사의 출하 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장 일각에선 글로벌 물가 상승세가 안정세에 진입하고, 중국 시장의 재개장 효과(리오프닝)가 기대되는 하반기에는 시황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