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 2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과 인도의 생산 증가에도 미국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과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충격, 산업시설 파괴와 무역 제재로 인한 CIS의 생산 감소, 튀르키예 대지진과 신흥국들의 금융위기 등 여러 악재로 인해 2023년 1분기 세계 조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다만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에 감소 폭은 줄어들었다. 주요 10대 철강 생산국 중 중국과 인도만 생산이 증가했고, 일본과 미국, 러시아와 한국, 독일과 브라질, 튀르키예는 모두 생산이 감소했다. 이란의 경우 서방의 제재로 경제가 악화되면서 10대 조강 생산국에서 탈락했다 다만 주요국들의 성수기 진입과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2월 조강 생산은 전월 대비 15.9% 증가했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에 보고된 64개국의 2023년 3월 세계 조강 생산은 1억6,510만 톤을 기록하여 전월 대비 15.9%,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 증가했다. 1분기 누적 조강 생산은 4억5,93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2023년 3월 세계 조강 생산. (출처=WSA)제로코로나 해제·경기부양·제조업 경기 회복에 中·인도 '증가'車 생산 감소·금융시장 불안 및 건설 투자 감소·주력산업 수출 감소에 日·韓 '감소’
주요국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제로코로나 정책이 본격화된 가운데 공업 수출이 양호한 개선세를 보이고, 양회 이후 정부가 제조업과 인프라 중심의 투자를 확대하면서 3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9.5%, 전년 동월 대비로는 6.9% 증가한 9,57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1분기 GDP 성장률이 4.5%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 증가로 인해 1분기 누적 기준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한 2억6,160만 톤을 기록했다. 중국은 부동산 등 수요산업 경기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지만 성수기 진입으로 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2분기 이후에도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물론 올해에도 중국 정부가 조강 생산 감축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전년 대비로는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도는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경기 호조와 함께 공공건설 투자가 증가하면서 3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4.0%,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 증가한 1,14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내구재 소비 증가와 에너지 전환 및 SOC 부문에 대한 정부의 투자 확대로 인해 1분기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3,320만 톤을 기록했다. 인도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제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 전환 투자가 큰 폭으로 확대되는 한편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도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확대하면서 향후에도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제조업 경기 호조와 성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투자 증가로 3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8.7% 증가한 75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자동차 생산 부진에 전년 동월 대비로는 5.9% 감소했다. 기계 및 조선 등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공급망 충격에 따른 자동차산업 부진이 지속된 탓에 1분기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2,160만 톤을 기록했다. 일본은 건설 및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가 예상되지만 자동차산업 공급망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2분기 조강 생산이 전년 대비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채권시장 불안과 주력산업 수출 감소에도 자동차와 조선업 경기 호조로 인해 3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1.5%,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 증가한 58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대중 수출 부진에 따른 주력산업의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레고랜드 사태 여파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도 지속되면서 1분기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670만 톤을 기록했다. 한국은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 감소 및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채권 시장 불안으로 건설 투자가 감소하고, 국제기구들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경제심리도 위축되고 있어 2분기 이후 조강 생산도 전년 대비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美, 고금리 및 내수 부진에 ‘감소’, EU·튀르키예, 수요산업 침체 및 대지진 여파에 ‘감소’러시아, 무역 제재에 ‘감소’, 브라질, 고금리·내수 부진에 ‘감소’, 이탈리아 수요 부진에 ‘감소’
미국은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 인프라 투자 확대로 3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1.7% 증가한 670만 톤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2.1% 감소했다. 1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실시하면서 경기가 부진했던 탓에 전년 동기 대비 4.0% 감소한 1,940만 톤을 기록했다. 미국은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도 지속되고 있으나 일부 제강사들이 전력 수급 문제로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있어 2분기 조강 생산도 전년 대비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EU는 에너지 대란 완화와 성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투자 증가로 인해 3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5% 증가한 1,19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경기 둔화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5.6% 감소했고, 1분기 누적 조강 생산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3,310만 톤을 기록했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에너지 대란 완화와 성수기 진입으로 인해 3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0.0% 증가한 330만 톤을 기록했으나 전반적인 경기 부진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0.5% 감소했다. 1분기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에너지 위기에 따른 경기 부진에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920만 톤을 기록했다. EU는 에너지 대란이 완화되고 있으나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고금리로 건설 경기도 침체되고, 러-우 전쟁도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어 2분기에도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CIS 최대 경제국인 러시아는 서방의 무역 제재에도 성수기 건설 투자 증가로 인해 3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7.9%, 전년 동월 대비로는 0.4% 증가한 66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무역 제재 장기화와 주요 수출국 경기 부진 등이 겹치면서 1분기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1,870만 톤을 기록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무역 제재가 장기화되고 있으나 고유가로 에너지산업 경기는 호조를 보이고 있고,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중동, 인도와 아세안 국가들이 인프라 및 에너지 프로젝트를 확대하면서 2분기에는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튀르키예는 대지진 여파에도 일부 제강사들이 3월부터 공장 가동을 시작하고,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3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28.6% 증가한 27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대지진 여파가 남아 있어 전년 동월 대비로는 18.6% 감소했다. 그리고 1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에너지 대란과 금융불안, 대지진 여파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한 740만 톤에 그쳤다. 튀르키예는 남동부지역 제강사들이 3월 말까지 설비 수리를 완료하고, 4월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서 2분기 조강 생산은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브라질은 자원개발 부문의 경기 회복과 수출 증가로 인해 3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8.0% 증가한 27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고금리 여파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8.7% 감소했다. 1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여파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800만 톤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고 수출국 경기 호조로 자원 수출도 증가하는 데다 새 정부가 인프라 부문의 투자를 확대하면서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는 에너지 대란 완화와 건설 투자 증가로 인해 3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5.1%, 전년 동월 대비로는 2.7% 증가한 22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일부 제강사들의 설비 유지보수 등으로 인해 1분기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한 560만 톤을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다른 EU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에너지 대란 완화에도 자동차와 건설 등 수요산업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어 2분기 이후에도 조강 생산이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3월 국가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중국, 인도, 일본, 미국, 러시아, 한국, 독일, 브라질, 튀르키예, 이탈리아의 순으로 전년과 대비하여 브라질이 한 계단 상승한 반면, 튀르키예는 대지진 여파에 9위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지난 달까지 10대 생산국이던 이란은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 여파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으며, 최근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한 이탈리아가 10위로 올라섰다.
한편 2분기에는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북미와 인도, 중동과 중남미, 아세안 등 신흥국들의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서 아시아와 미주대륙 중심으로 조강 생산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의 경우 수출 감소로 인해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에너지 대란 완화에도 수요산업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2분기에도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러-우 전쟁 장기화로 우크라이나의 조강 생산 감소세는 지속될 전망이나 러시아는 주요 수출국들의 경기 회복으로 예상보다 조강 생산이 조기에 회복될 전망이다. 튀르키예 또한 제강사들이 예상보다 공장 재가동을 빨리 재개한 데다 남동부지역 재건 프로젝트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당초 예상과 달리 2분기 조강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는 러-우 전쟁 장기화 여파가 지속되는 EU와 주요 국제기구들이 GDP 성장 전망에 대해 추가 하향 조정을 실시한 한국을 제외한 전 지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2분기에는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