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관 업계가 국내 수요 정체에도 판매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바로 월 1만톤 내외의 판매 체제를 유지하려는 업체들이 과거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구조관 업계에 따르면 월 1만톤 수준을 보이고 있는 업체는 7개사다. 4월 판매 기준 한진철관, 넥스틸, 진방스틸, 정안철강, 하이스틸, 유일유화강관, 동아스틸까지다. 해당 업체들 중 일부 업체들은 1만톤을 넘겼고 일부 업체들은 1만톤에 가까운 9천톤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과거 구조관 업계에서 월 1만톤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업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중소 업체들의 구조조정을 비롯해 각 업체들의 설비 증설이나 판매 확대를 위한 지방 사무소 개소로 제품 판매량이 늘게 된 것이다.
실제 구조관 내수판매량을 살펴봤을 때 한국철강협회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6년 176만2,688톤, 2017년 169만5,285톤, 2018년 168만8,303톤, 2019년 174만7,688톤에 이어 2020년 165만7,955톤, 2021년 164만3,037톤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2년에 걸쳐 내수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평균 15~16만톤으로 판매량을 고려했을때 월 구조관 업계의 월 판매량은 14만톤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구조관 제품은 건설자재용과 일반구조용의 기둥 구조재로 쓰이고 있다. 이는 타 철강 품목으로 대체할 수 없을 만큼 기본수요가 탄탄하다. 반면 제품의 차별화조차 필요 없을 정도의 각관과 칼라각관의 시장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조관 업계는 제품 경쟁력을 원자재 매입과 구조관 가격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제품 공급자들은 공급조절 즉 감산을 통해 가격 하락을 막고 이익을 방어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구조관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즉 마켓쉐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가격하락으로 인한 적자보다 매출감소로 인한 시장지배력을 잃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격이 상승할 때도 하락할 때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하는 업체들로 인해 매번 인상 시기도 놓치고 인하시기는 더 빨라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월 1만톤 수준의 체제를 이어가야 하다 보니 구조관 업계는 제품 가격 인상 보다 판매량이 집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제조원가 상승 보다 판매량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판매량 확보에만 매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의 경우 구조관 업체들은 지난 2월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실제 적용은 2월 중순 이후에야 원가인상분을 적용했다. 포스코는 1월부터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했지만 구조관 업체들은 판매량에 집착하다보니 인상 시기를 놓친 셈이 된 것이다.
이어 3월 일부 구조관 업체들이 열연강판 가격 상승에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시장 점유율을 중요시하는 업체들이 인상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어 4월에도 일부 구조관 업체들은 제품 가격 인상을 시도했지만 시장 점유율 우선시에 제품 인상에 연이어 실패했다.
소재 상황을 살펴보면 과거 2010년대 진입하면서 구조관 업계는 중국산 열연강판(HR)의 수입으로 원자재 경쟁력 비중이 낮아졌다. 즉 중국산 HR을 1,000톤과 5,000톤의 매입의 차별성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조관 업계는 가격 할인율을 통한 가격경쟁력으로 영업경쟁력을 가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중국산 HR 계약시점에서의 가격이 곧 바로 내수에서 구조관 가격으로 맞춰지는 기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원자재 구매에서도 업체별로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근로시간 단축과 조관비용 물류비용 등 판관비 상승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 톤당 10만원의 원가가 13~14만원까지 올라 수익성 구간이 이전보다 줄었다. 이는 제조원가가 8~9만원까지 오르고 판관비가 4~5만원까지 오른 영향이 크다. 실제 인건비용, 물류비용을 포함해 원부자재 가격도 상승한 영향이 크다.
2021년 중국의 수출 오퍼 가격이 급등하면서 구조관 업체들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돼 제조원가 상승분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2022년 경우 대부분의 구조관 업체들의 수익성이 지난해 비해 크게 감소하면서 제조원가 비용증가 부분이 부각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3년전 대비 약 30~40% 증가한 제조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다면 구조관 업체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월 1만톤이라는 판매 체제를 유지하려는 업체들이 과거 보다 늘다보니 물량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소재가격 변동부터 제조원가 상승, 시장 판매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매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