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충격, 주요 수출국인 유럽의 경기 부진, 2월 6일 발생했던 남동부지역 대지진의 영향으로 인해 튀르키예의 철강 생산 및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다만 국내 생산 차질과 정부의 경기부양책 및 지진 피해 복구로 인해 완제품 소비와 수입은 증가했다.
튀르키예철강생산자협회(TCU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튀르키예의 철강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8.6% 감소한 270만 톤을 기록했고, 1분기 누적 기준 철강 생산은 74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했다. 이는 2월 발생했던 남동부지역 대지진 때문이다.
다만 1~2월 세계 조강 생산 10위였던 튀르키예는 철강업체들의 빠른 피해 복구로 3월부터 생산이 회복되면서 1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세계 조강 생산 9위를 기록했다. 현지 철강업계에서는 하반기부터는 지진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100% 상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지진 여파로 인해 조강 생산은 감소했지만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제조업 경기 회복,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건설 투자 증가 등으로 인해 3월 철강 완제품 소비는 전년 동월 대비 33.7% 증가한 340만 톤을 기록했고, 1분기 누적 기준 철강 완제품 소비 또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890만 톤을 기록했다.
반면 러-우 전쟁 장기화 및 경기 둔화, 연준의 금리 인상 등으로 주요 수출국인 유럽과 미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대지진으로 자국 내 철강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3월 철강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2.8% 감소한 81만600톤, 철강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4.3% 감소한 7억2,510만 달러에 그쳤다. 그리고 수출국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자국 철강산업 가동률 저하로 인해 1분기 누적 기준 철강 수출은 전년 대비 48.3% 감소한 220만 톤, 철강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1.5% 감소한 19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과 달리 수입의 경우 지진 피해에 따른 자국 내 생산 감소와 피해 복구용 수요 증가, 자동차 생산 회복 등에 힘입어 3월 철강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42.9% 증가한 170만 톤,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한 14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생산 감소와 수요 증가가 지속되면서 1분기 누적 기준 철강 수입 또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410만 톤을 기록했으나 원부자재 및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화로 수입 철강 가격이 하락하면서 철강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한 35억 달러를 기록했다.
TCUD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보조금 등을 통해 덤핑 가격을 책정한 러시아와 극동아시아 지역 철강업체들이 튀르키예 시장에 집중하면서 판재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32.2%나 증가했다.
이로 인해 튀르키예 철강업계에서는 판재류 수입 급증으로 자국 철강산업의 대외 무역 적자가 확대되는 동시에 5월까지 적자 규모가 계속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TCUD는 철강산업의 무역 적자 문제가 더 이상 심각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철강산업의 수출 경쟁력 저하는 에너지 비용 증가에 따른 원가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었으나 최근 튀르키예 정부의 적극적인 에너지 정책으로 천연가스 및 전기요금이 내려가면서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회복 중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비용 감소로 원가 경쟁력을 회복한 튀르키예 철강산업은 5월부터 생산과 수출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6월부터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