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판 오퍼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조선업계는 철강업계와 지지부진한 후판 가격협상을 이어오는데 있어 유리한 패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5월 8일(현지시간) 기준 한국으로 수출하는 중국 후판 오퍼가격이 톤당 650달러(CFR)을 기록했다. 이로써 후판 오퍼가격은 지난 3월 이후 7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3주차 후판가격은 톤당 713달러(CFR)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가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이는 철강업계에서 호황기로 평가되는 4월을 앞두고 판매 실적 개선에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 4월 판매 실적을 봤을 때,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호황기인 4월임에도 불구하고 건설경기 회복은 더뎠고 제조‧유통 전반에 거쳐 모두 부진했다. 실제로 지난 4월 국내 후판 제조업체의 내수 물량은 55만7천톤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대비 6만7천톤(-10.7%) 줄어든 수치다.
반면,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 업계의 호황은 눈에 띈다. 국내 조선업계를 대표하는 3사(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는 2021년부터 2년 연속 수주 목표 달성에 성공하면서 웃음꽃이 피었다.
이처럼 철강업계와 엇갈린 행보를 보이는 조선업계의 호황은 현재 장기화되고 있는 후판 가격 협상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중국산 후판 오퍼 가격 하락세 지속에 따라 조선업계가 수입재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을 협상카드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지에서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산 후판 수입량은 237,255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동기대비 102,464(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철강업계는 수입재에 비해 국내산이 월등한 품질을 자랑한다는 점과 고부가 가치 운반선에 필요한 특수 후판 제작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같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입장이 갈리며 한 치의 양보없는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