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열연강판 제조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4월 외판용 생산과 판매 실적 모두 감소했다. 5월에도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면서 관련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 종사자들은 철강업을 ‘사이클(cycle)’로 비유하곤 한다. 오랜 경험에서 미루어 봤을 때, 철강업은 일정한 주기를 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철강업계에서 4월은 호황기로 통용되지만 올해 4월은 그 명맥을 이어나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HR 생산량은 99만5천톤을 전월대비 1만톤(-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한 달간 내수로 판매된 HR의 양은 53만톤으로 이는 지난해 한 달간 내수 판매된 61만톤보다 8만톤(-13.1%) 적다.
더불어 내수 판매뿐만 아니라 수출 부문에서의 부진도 이어졌다. 올해 8월 HR 제조업체의 총 수출량은 39만톤이다. 이는 작년 3월 열연 제조업계의 총 수출량인 40만5천톤보다 1만5천톤(-3.7%) 줄어든 양이다. 이처럼 호황기로 평가받는 4월임에도 불구하고 판매 실적에서 부문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관련업계에서는 열연 제조업체들의 4월 실적 발표에 앞서 지금과 같은 부진은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먼저, 철강재 가격의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원재료 가격의 하락세가 4월 한 달간 지속됐다. 통상적인 시장원리에 원리에 의해 가격 하락은 공급 증가나 수요 감소를 원인으로 떠올린다.
그러나 이와 같은 원재료 가격 하방 압력은 앞서 언급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에 보고된 64개국의 2023년 3월 세계 조강 생산은 1억6,510만 톤을 기록하며 전월대비 15.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조강 생산 증대에 따른 공급이 증가하면서 원재료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수요산업이 부진한 점이 원재료 가격 하락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종합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80.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CBSI가 기준선이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철강업계의 5월 전망도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5월 CBSI는 전원대비 6.3p 상승한 86.5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이 100을 밑돌며 건설업계 불경기를 대변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에서도 수요산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이후로 중국의 HR 오퍼 가격은 매주 평균 10달러씩 하락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4월 판매실적만 놓고 비교했을 때 해마다 실적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철강업에서 4월의 호황을 나타냈는데 이제는 옛말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