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선박 등 일부 제조업 품목의 수출 호조에도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철강 수요가 가장 큰 부동산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한편 원부자재 가격도 하락하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5월 2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40~150위안 하락했고,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50~200위안 하락했다. 다만 톈진의 아연도금강판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30위안 상승했다.
현재 중국의 자동차와 조선산업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4월 들어 기계 및 전자, 노동집약형 품목의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자동차와 선박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중국승용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4월 중국 승용차 소매판매량은 163만 대로 전월 대비 2.5%, 전년 동월 대비로는 55.5% 증가했다.
하지만 자동차와 조선업 외의 제조업 경기는 악화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제조업 PMI가 49.2로 집계됐는데, 해당 지표는 4개월만에 위축 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며, 재개방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위 지표 중 신규 주문은 48.8로 전월의 53.6보다 하락했고, 신규 수출 주문도 전월의 50.4에서 47.6으로 밀렸다.
또한 중소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4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0.3을 밑도는 수치이며, 3개월 만에 위축 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다.
게다가 원부자재 가격 하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5월 2주차 중국의 수입 철광석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20~30위안 철스크랩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5~10위안, 석탄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100위안 하락했다.
이보다 큰 문제는 가장 큰 철강 수요산업인 부동산 부문의 부진이다. 18개 주요 부동산 회사의 4월 매출은 총 2730억3,600만 위안으로 전월 대비 15.1% 감소했다. 4월 주요 부동산업체들의 매매가 3월에 비해 크게 감소해 성수기 진입에도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는 것이 확인됐다.
중국 철강업계는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압박이 커지면서 4월 말부터 탕산시 등을 중심으로 감산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성수기에도 최대 수요산업인 건설 경기가 부진하고, 제조업 부진도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 반등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금융 불안과 고금리에 따른 일부 주택부문 투자 부진, 저가 수입재 증가, 원부자재 및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수요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정부의 인프라 투자도 확대되면서 철강 수요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밀어내기 수출 확대에 따른 저가 수입재 증가와 원부자재 가격 하락으로 당분간 철강 가격이 약세를 띌 전망이다.
일본은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료 가격 하락으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 시장은 향후에도 수요산업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원료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전반적으로는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원료 가격 하락과 함께 은행 파산에 따른 금융 불안 및 고금리로 인한 경기 둔화와 철강 수요 부진, 유통 및 수요업계의 재고 누적으로 인해 제강사들의 공급 감소와 에너지산업 경기 호조에도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5월 말까지 제강사들의 공급 감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원료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금융 불안과 함께 재정 악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로 당분간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수요산업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료 가격 하락과 튀르키예의 가동 정상화로 인한 공급 증가, 아시아산 저가 수입재 증가로 인해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유럽 철강업계에서는 건설 및 자동차산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아시아산 수입재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5월 말까지는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