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후판 총수출은 증가한 반면에 총수입은 하락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후판 수출은 총 26만8,111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대비 3만1,638톤(13.4%), 지난해 동월대비로는 5만4,952톤(25.8%) 증가했다. 반면 4월 수입의 경우 22만6,367톤을 기록하며 전월대비 3,636톤(-1.6%) 줄었다. 이와 같은 등락을 보인 이유를 국가별 수출입 분석을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 ‘움츠렸던’ 3월, 4월 되자 ‘기지개’ 켜다...美‧EU 수출↑
지난 3월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하면서 세계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 금융이 흔들리자 유럽의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전 세계의 은행들은 비상이 걸렸다. 세계경제가 혼란을 겪자 미국을 비롯한 유럽은 투자를 통한 성장보다 경기 안정에 중점을 둔 것이다.
그러나 관련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유럽연합으로의 수출은 8만864톤을 기록하며 전월대비 4만4,195톤(12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 3만21톤으로 수출해 전월대비 1만7,652톤(142.7%) 증가했다. 이는 현지 철강 시장에서 한국의 후판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유럽과 미국에서 친환경에너지용 철강재 사업이 주목 받는 것도 후판 수출 확대에 기여했다. 실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래이션 감축법(IRA)을 추진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공급 부문에 154억5천만 달러를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에서도 유럽판 IRA로 불리는 넷제로산업법(Net Zero Industry Act)의 시행을 앞두고 해상 풍력 발전 확대에 힘쓰고 있다.
해상풍력 구조물은 고급 철강재가 필요한 만큼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한국산 후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유럽과 미국에서 수출 비중이 대폭 확대됐다. 이에 후판 제조업계는 4월 내수 판매 부진을 수출로 메우며 총판매 실적 악화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 늘어나는 중국산 후판, 중국의 영향력 확대
후판 수입 비중에 있어 일본산과 중국산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일본에서 수입되는 후판은 7만2,044톤으로 전월대비 2만3,233톤(-24.4%) 감소했다. 반면 중국의 경우 4월 후판 수입량은 14만9,406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대비 2만547톤(15.9%) 지난해 동월대비로는 10만3,613톤(226.3%) 증가한 것이다.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로부터 수입되는 후판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 안팎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미미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수입재 비중이 점차 높아지자 한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후판이 수입재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지만 국내산만 고집하기에는 가격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며 “가격 격차가 줄어들지 않으면 앞으로 중국의 저가 후판 유입 확대는 가속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