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KITA, 회장 구자열)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5월 16일 ‘「중국 수출 금지·제한 기술목록 개정안」의 희토류 기술 규제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 중국의 희토류 관련 기술규제 내용과 동 개정안 확정시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중국은 2022년 12월 30일 「수출 금지·제한 기술목록」 개정안(이하 목록)을 발표, 목록에 희토류 자석 제조 기술을 수출 규제 대상에 새로 포함시키며 희토류 기술 통제 범위를 확대했다.
개정안을 통해 중국 정부는 네오디뮴, 사마륨 코발트 등 희토류 자석 제조 및 자석을 위한 합금소재 생산기술을 수출금지 목록에 추가했다.
네오디뮴(NdFeB) 영구자석은 현재까지 개발된 자석 중 가장 강한 자력을 지녀 제품의 소형화, 경량화, 고효율화를 구현하는 데 필수 소재이며, 사마륨코발트(SmCo) 자석은 가격이 비싸지만 자력이 강하고 고온에도 자력이 유지되어 항공, 국방 등 특수용도에 주로 사용된다.
또한 개정안은 희토류 기술 통제 내용에 ‘희토류의 채굴·선광·제련기술’이라는 포괄적 기술 항목을 추가해 규제 범위를 확대했다.
이번 ‘목록’ 개정은 지난 2020년 개정된 후 2년 만에 이루어진 것으로 이전에 비해 개정 주기가 대폭 단축됐다. ‘목록’은 2001년 제정 이후 2008년(1차), 2020년(2차) 두 차례 개정된 바 있으며 각각 개정까지 7년, 12년이 소요됐다. 희토류 기술규제 관련 항목은 2001년 제정 시점부터 존재했으나, 이번 개정안에서 대폭 추가·수정됐다.
중국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희토류 및 영구자석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과 광물자원의 전략적 활용 가능성을 더욱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개정안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중국 첨단 산업 관련 기술을 보호하는 한편,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심화에 대응해 중국이 가진 전략 자원으로서 희토류 공급망에 대한 통제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동 개정안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미국, EU 및 우리나라 등이 추진 중인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 완화 노력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다만 동 개정안의 규제 대상이 희토류 제품이 아닌 기술이라는 점에서 공급망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 박가현 연구위원은 “중국이 동 목록을 근거로 희토류 관련 장비 수출이나 인력 이동을 차단할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유럽 등이 추진 중인 영구자석 공급망 내재화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점차 강화되고 있는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대응하여 미래 첨단 산업의 필수 소재인 희토류와 영구자석의 국내 경쟁력을 키우고, 주요국과의 공조를 통해 희토류 조달 리스크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