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경기 악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에 올해 경강선재 제품 판매가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본지가 국내 경강선재 제품 제조업체 △고려제강 △만호제강 △DSR제강 △동일제강 △영흥 △청우제강 등 6개사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올해 4월 경강선재 제품 판매는 총 3만8,477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0% 감소했다.
1분기부터 이어진 판매 위축 영향이다. 판매 실적은 올해 1월(-17.8%)과 2월(-7.7%), 3월(-11.6%)에도 전년 대비 감소세를 나타낸 모습이다.
누적된 감소세에 월별 판매 실적은 지난해 12월(3만7,446톤)을 시작으로 5개월 연속 4만톤대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6개사의 올해 1~4월 판매 역시 14만8,28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1분기 감소폭(-12.5%)보다 확대된 모습이다.
월평균 판매량은 3만7,000톤 수준이며 이를 연간 물량으로 집계한 올해 총판매 실적은 약 44만5,000톤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판매(49만8,000톤)와 비교 시 올해 실적은 약 10.6% 축소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고금리 지속에 따른 건설산업 부진으로 올해는 지난해 수준의 판매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계절적 영향에 4월 건설기업 체감경기가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일부 개선세를 보이면서 추가 시황 회복에도 관심이 모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보다 8.0포인트(p) 오른 80.2를 기록했다. CBSI가 80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5월(83.4) 이후 11개월 만이다.
CBSI가 기준선(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상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기성과 신규 수주 등 공사 물량 상황이 일부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CBSI는 지난해 11월 1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인 52.5를 기록했다. 이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에 힘입어 올해 2월 78.4까지 오르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신규 수주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지난 3월 하락 전환(-6.2p)한 바 있다.
건산연 측은 "통상 4월에는 수주 및 공사량이 증가하는 계절적인 영향이 있다"면서도 "지난 10년간 4월 평균 상승치(2.1p) 이상으로 지수가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건설경기 악화 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달에도 신규 수주가 계속해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공사대수금과 자금조달 상황은 좋지 않아 5월에 CBSI가 80선 중반을 넘어 온전한 회복세를 보일지는 다소 미지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