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제조업과 부동산 경기 부진, 미국의 통화 긴축과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충격, 산업시설 파괴와 무역 제재, 튀르키예 대지진 여파와 신흥국들의 금융위기 등 각종 악재들로 인해 2023년 4월 누적 기준 세계 조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특히, 성수기 진입에도 주요국들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감소 폭은 전월보다 커졌다. 주요 10대 철강 생산국 중 중국과 인도, 이란만 생산이 증가했고, 일본과 미국, 러시아와 한국, 독일과 브라질, 튀르키예, 이란은 모두 생산이 감소했다. 이란의 경우 중국 및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강화로 1달 만에 10대 조강 생산국에 재진입했다. 성수기 진입에도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들의 경기 부진으로 인해 4월 조강 생산은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에 보고된 64개국의 2023년 4월 세계 조강 생산은 1억6,140만 톤을 기록하여 전월 대비 2.2%, 전년 동월 대비로는 2.4% 감소했다. 4월 누적 조강 생산은 6억2,27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2023년 4월 세계 조강 생산. (출처=WSA)제로코로나 해제·경기부양·제조업 및 인프라 투자 증가에 中·인도 '증가'車 생산 부진·채권시장 불안 및 건설 경기 둔화·주력산업 수출 감소에 日·韓 '감소’
주요국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제로코로나 정책이 본격화된 가운데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본격화했지만, 이상기후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과 제조업 수출 둔화로 4월 조강 생산은 전월 대비 3.2%,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 감소한 9,260만 톤을 기록했다. 반면 봉쇄조치 해제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호조로 인해 4월 누적 기준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3억5,440만 톤을 기록했다. 중국은 4월 중부와 남부지역의 폭우 및 북부의 이상고온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로 탕산시 등 일부 지역의 고로업체들이 감산을 실시하는 등 성수기에도 수요 감소로 인해 회복이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다만 제로코로나를 강력 추진했던 전년 대비 기저효과와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5월 이후로는 다시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인프라 투자도 견조하게 증가세를 보였지만 일부 공급망 차질로 인해 4월 조강 생산은 전월 대비 6.1% 감소한 1,07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전반적인 경기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3.2% 증가했다. 그리고 정부의 제조업 육성책과 에너지 전환, 인프라 부문 투자 확대로 인해 4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4,390만 톤을 기록했다. 인도는 내년도 선거를 앞두고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은 자동차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 및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4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4.0%,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한 72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기계 및 조선 등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와 건설 투자 부진으로 4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2,890만 톤을 기록했다. 일본은 건설 경기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자동차산업 공급망 병목현상이 지속되고, 제조업도 주춤하는 기세를 보이고 있어 2분기 조강 생산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 채권시장 불안에 따른 건설 투자 부진과 주력산업 수출 감소로 인해 4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7% 감소한 57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자동차와 조선 수출 호조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3.0% 증가했다. 4월 누적 기준으로는 대중 수출 감소에 따른 수출 둔화와 건설 경기 부진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2,240만 톤을 기록했다. 한국은 주력산업 수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고금리 여파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등 경제 심리 위축으로 인해 2분기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美, 금리 상승 및 내수 둔화에 ‘감소’, EU·튀르키예, 수요산업 부진 및 대지진 여파에 ‘감소’러시아, 무역 제재에 ‘감소’, 브라질, 고금리·내수 부진에 ‘감소’, 이란, 대외여건 개선에 ‘증가’
미국은 고금리에 따른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제강사들이 전력 수급 문제로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4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5%, 전년 동월 대비로는 5.3% 감소한 660만 톤을 기록했다. 4월 누적 기준으로는 금리 상승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2,610만 톤을 기록했다. 미국은 자동차와 에너지산업 경기 회복에도 일부 제강사들의 전력 수급 문제에 따른 가동률 저하, 재정 악화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 등이 겹치면서 2분기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EU는 고금리에 따른 건설 투자 부진과 제조업 경기 둔화로 인해 4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6.7%, 전년 동월 대비 11.7% 감소한 1,110만 톤을 기록했다. 4월 누적 조강 생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한 4,440만 톤을 기록했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성수기 진입에도 건설 및 제조업 부진 여파에 4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0%, 전년 동월 대비 3.8% 감소한 320만 톤을 기록했다. 4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에너지 대란에 따른 경기 침체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한 1,240만 톤을 기록했다. EU는 고금리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1분기 호조를 보이던 자동차산업이 2분기 이후 다시 부진에 빠진 데다 제조업 경기도 둔화되고 있어 2분기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CIS 최대 경제국인 러시아는 서방 기업 철수에 따른 제조업 부진 여파로 4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0% 감소한 64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건설 투자 증가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 증가했다. 4월 누적 조강 생산은 아시아향 수출 증가에도 서방의 무역 제재 장기화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2,510만 톤을 기록했다. 러시아는 기존의 유럽과 미국을 대체하여 아시아 지역으로의 에너지 및 자원 수출이 증가하면서 2분기 말부터는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는 남동부지역 제강사들이 공장 가동을 재개했으나 대지진에 파괴된 인프라 미복구로 인한 물류 차질과 복구사업 지연, 에너지 대란 등이 지속되면서 4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인 270만 톤에 머물렀다. 그리고 대지진 여파에 전년 동월 대비로는 20.6% 감소했다. 4월 누적 기준으로는 에너지 대란과 금융 불안, 대지진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한 1,010만 톤을 기록했다. 튀르키예는 정부가 지진 피해 복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어서 2분기 말부터는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새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지속되면서 4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7% 증가한 28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고금리에 따른 건설 투자 부진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5.9% 감소했다. 4월 누적 기준으로는 통화 긴축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 1,06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자원개발 부문의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는 데다 룰라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확대하고 있어 5월 이후에도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대외 여건이 개선되고 국내 정치상황도 다소 안정되면서 4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40.9%, 전년 동월 대비로는 5.9% 증가한 310만 톤을 기록했다. 4월 누적 기준으로는 서방과의 관계 악화에도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 증대,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 등으로 대외 여건이 개선되고 국내 경기도 호전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한 970만 톤을 기록했다. 서방의 제재 여파로 이란은 3월 10대 조강 생산국에서 탈락했지만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에 따른 경기 호조로 4월 조강 생산이 급증하여 전년 대비 생산이 반등하면서 10대 생산국에 재진입했다. 이란은 향후에도 브릭스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강화 등을 통해 경기가 호전되면서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월 국가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중국, 인도, 일본, 미국, 러시아, 한국, 독일, 이란, 브라질, 튀르키예의 순으로 전년과 대비하여 이이 두 계단 상승한 반면, 튀르키예는 대지진 여파에 10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이란은 지난 달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 여파로 10위 밖으로 밀려났었지만 4월 경기가 급속도로 회복되면서 조강 생산 8위로 상승했다.
한편 5월 이후 중국은 이상기후에 따른 건설 투자 부진과 제조업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조강 생산이 소폭의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저효과로 전년 대비로는 증가할 전망이다.
북미와 인도, 중동과 중남미, 아세안 등은 제조업과 에너지 및 자원개발 부문의 경기 회복, 인프라 투자 증가로 조강 생산이 증가할 전망이다. CIS는 서방의 제재에도 아시아 수출 확대와 건설 투자 증가로 조강 생산이 증가할 전망이며, 튀르키예 또한 재건사업 본격화로 인해 조강 생산이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EU는 자동차와 건설 경기 부진으로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며, 한국과 일본 또한 주력산업 수출 감소와 자동차산업 부진으로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는 수요산업 부진이 지속되는 EU와 한국, 일본을 제외한 전 지역의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