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조관 제조업계가 경기 불황에 열연강판(HR) 등 소재 가격 이하로 구조관 제품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구조관 업계는 지난해와 달리 역대급 적자를 보게 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조관 업계에 따르면 기존 비수기 및 수요잠김과 극한 치킨게임에도 원자재 대비 톤당 4~5만원의 제조 손실을 얻어왔다. 그러나 최근 제조 비용 전체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2~3만원 손실을 더 보게 되는 구조가 되어 제조원가 톤당 12만원에 추가 2~3만원 손실을 더 보게돼 톤당 14~15만원 손실까지 보게 된 셈이다.
일례로 구조관 업계 중 1만톤의 판매량을 확보하는 업체는 5월과 6월 매출의 절반은 톤당 14~15만원 구간의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 이를 추산하면 1만톤 판매량에 약 10억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결국 3월말 가격 인상을 통한 제품 가격 안정화를 하지 못하고 4월까지 이어진 구조관 제조사들의 판매량 확보에 대한 집착의 결과라 볼 수 있다. 지난 4월 들어 중국 HR 수출 오퍼 가격이 급락하고 일부 업체들의 저가 판매까지 이어지면서 5월 역대급 적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제품 공급자들은 공급조절 즉 감산을 통해 가격 하락을 막고 이익을 방어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구조관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즉 마켓쉐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가격하락으로 인한 적자보다 매출감소로 인한 시장지배력을 잃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격이 상승할 때도 하락할 때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하는 업체들로 인해 매번 인상 시기도 놓치고 인하시기는 더 빨라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구조관 업계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제품 가격 인상 보다 판매량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제조원가 상승 보다 판매량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판매량 확보에만 매몰되고 있는 상황이다.
소재 상황을 살펴보면 과거 2010년대 진입하면서 구조관 업계는 중국산 열연강판(HR)의 수입으로 원자재 경쟁력 비중이 낮아졌다. 즉 중국산 HR을 1,000톤과 5,000톤의 매입의 차별성이 적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구조관 업계는 가격 할인율을 통한 가격경쟁력으로 영업경쟁력을 가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중국산 HR 계약시점에서의 가격이 곧 바로 내수에서 구조관 가격으로 맞춰지는 기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 구조관 업체들의 매출 증대와 각 업체들의 문제 해결 방식을 가격으로만 풀어 간다고 한다면 이와 같은 사상 최대의 적자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매출이 실제 줄어드는 구간에서는 자금력이 떨어지는 업체일수록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