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융아연도금강판(GI)이 최근 수출에서 두 자릿수 플러스 실적을 자랑했다. 차량용 반도체 등 주요 부품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해외 완성차 생산 기지를 중심으로 물량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 용융아연도금강판 수출은 12만8391톤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6%(1만5340톤)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 랭킹을 살펴보면 일본, 슬로베니아, 스페인, 멕시코, 튀르키예 순으로 집계됐다.
일본은 전년 동월 대비 25% 늘어난 2만7970톤으로 가장 많은 수출량을 기록했다. 슬로베니아로는 일 년 전보다 89.5% 증가한 1만4786톤이 선적됐다.
지난해 81톤에 불과했던 스페인은 올해 1만4636톤까지 물량이 확대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969.1%늘은 것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2022년 스페인향 GI 수출은 총 3만4291톤으로 전체 수출 점유율의 2.4%를 차지했다. 그러나 올 1~4월 스페인향 총 판매 실적은 3만2081톤으로 넉 달 만에 작년 한 해 물량만큼을 판매하면서 호기로운 성장세를 보였다. 점유율은 현재 6.3%까지 오른 상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스페인의 완성차 연간 생산대수는 200만대 수준으로 유럽 지역 내에서는 독일에 이은 2위 자동차 제조강국이다"며 "최근 몇 년 전부터 스페인 정부가 EU의 탄소 제로 목표 달성과 신성장 동력 산업 육성을 위해 전기차와 수소차 생산 등 판매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철강사들의 자동차 강판에 대한 차체 경량화 고장력 등 기술력이 스페인 현지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페인향 물량 증가가 압도적인 수준인 만큼 재압연밀의 건자재용 GI 수출보다도 포스코 GI 제품의 스페인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짐작된다"고 부연했다.
같은 기간 멕시코향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2% 줄어든 1만1339톤을 기록했다. 이는 현지 자동차 시장이 부진해지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중남미 공장 가동률이 낮아진 영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 등을 포함한 현지 진출 업체들이 재고 방지 차원에서라도 생산량 조절에 나서면서 한국산 GI강판 수요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며 "기아의 올 1분기 멕시코 공장 가동률은 70%대 수준이었는데 이는 슬로바키아와 인도 공장 가동률이 각각 99.3% 97.3%인 것을 감안하면 기아의 해외 공장 중에서는 제일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고 했다.
멕시코가 약진했던 것에 반면 튀르키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0% 증가한 1만983톤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튀르키예 공장의 높은 가동률이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대차의 지난 1분기 튀르키예 공장 가동률은 114.9%로 국내 공장보다도 더 높았다. 또 체코 노소비체(103.4%)와 미국 앨라배마(101.3%) 등 해외 생산기지와 비교해봐도 높은 수준이었다.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현대차향 GI 수출도 자연스럽게 늘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4월 용융아연도금강판 총 수입은 5만4713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6% 줄었다. 중국 수입은 4만6388톤으로 24.2% 감소했고, 일본 수입은 69% 증가한 7489톤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