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와 미국을 중심으로 탄소규제와 철강업계의 탈탄소 기술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철강산업의 녹색 전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중국 철강업계는 외국 기업들과의 기술 제휴를 통해 수소환원제철기술 상용화를 추진하는 한편 전기아크로 생산능력 확대, 탄소 포집 및 저장 활성화도 추진 중이다.
우선 중국 철강업계의 탈탄소화를 선도하고 있는 철강업체 HBIS(Hebei Iron and Steel Group)는 이탈리아의 금속 및 광산업 부문 기술업체 테노바(Tenova), 플랜트 제조업체 다니엘리(Danieli)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하이테크 수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HBIS는 자회사인 HBZX 하이테크(HBZX High Tech)를 통해 환원제로 60% 이상의 수소 농축 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DRI 생산공장을 건설했다.
연간 60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HBZX 공장은 세계 최초의 수소 농축 가스 구동 DRI 생산 시설이다. 이 공장은 다니엘리와 테노바가 공동 개발한 'Energiron' 직접환원기술을 활용해 수소를 최대 100% 환원제로 사용하며, 최고의 에너지 효율과 제품 품질을 갖추고 있다.
중국 최초의 DRI 생산시설인 이 공장은 약 70%의 수소 농도를 갖춘 가스를 사용할 것이다. 이산화탄소는 선택적으로 회수되고, 일부는 하공정에서 재활용되며 최종 탄소 순배출량은 약 12만5,000톤에 불과하다.
이 공장에 적용되는 'Energiron 기술'은 고강도 수소 기반 직접 환원 시스템이며, 철강 생산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극도로 낮추도록 설계됐다.
HBIS는 수소 기반 DRI 생산 외에 전기아크로 생산능력도 확대한다. 회사는 탕산시에 위치한 라오팅(Laoting) 공장에도 262억7,700만 위안을 투자하여 연간 120만 톤 규모 전기아크로 2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HBIS는 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 및 전기아크로 생산능력 확대 외에 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 사업 또한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HBIS는 허베이제철소에서 호주의 광산업체 BHP Billiton과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향후 HBIS의 생산공장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 및 저장하거나 새로운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HBIS와 함께 중국 철강산업의 녹색 전환을 선도하고 있는 바오스틸 또한 광동성 잔장경제지구에 건설하는 바오스틸 잔장철강에 테노바와 다니엘리가 공동 개발한 'Energiron DRI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는 천연가스와 코크스 오븐 가스, 수소를 활용하여 연간 100만 톤의 DRI를 생산할 계획이다. 바오스틸 잔장철강은 중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수소 기반 DRI 공장이 될 것이며, 환원공장에서 탄소를 포집하는 장비를 설치하고, 수소 비중을 높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낮출 수 있다. 이 공장은 2024년 초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대기업들 외에 중견 철강업체들을 통합하여 그린스틸 가치사슬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탕산시 내의 쭌화(Zunhua)시에서는 강루철강, 신바오타이철강, 진히철강, 바즈호우철강의 생산용량 일부를 통합하여 그린스틸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이 프로젝트에는 102억 위안이 투자될 계획이며, 새로운 공장에서는 연 570만 톤의 조강을 생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