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특수강 합금價 약세 이어져...하반기 인도네시아 변수 주목
올해 세계 경제 및 제조업 경기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발생과 각국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둔화된 가운데 주요 합금 광물 가격은 약세를 보였다. 이에 합금 특수강 제조사들은 시황 악화에도 원가 부담은 예년에 비해 경감됐다.
특수강봉강 주요 제조사인 세아창원특수강은 올해 300계 스테인리스봉강 월별 베이스 가격을 1월에만 톤당 20만원 인상했고, 2월과 3월(316L만 톤당 30만원 인상)에는 동결, 4월 톤당 30만원 인하, 5월 동결, 6월 톤당 30만원을 인하했다. 올해 단 한 차례만 인상한 것으로 지난해 연말 니켈 가격 강세 영향 때문이었다.
2월 이후 스테인리스봉강 가격 인상이 없었던 것은 니켈과 다수 합금원료 가격 약세 때문으로 해석된다. 스테인리스 계열 특수강 제품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니켈은 업계가 지표로 통용하는 런던금속거래소(LME) 거래 가격이 1월 평균 톤당 2만8,240달러(현물)에 이른 바 있다. 이에 스테인리스 강판 및 봉강, 선재 업계가 원가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LME 니켈 가격은 2월 톤당 2만6,690달러, 3월 톤당 2만3,307달러, 4월 톤당 2만3,756달러, 5월 2만2,323달러를 기록하는 등 약세 기조로 돌아섰다. 이에 세아창원특수강 등 스테인리스 계열 특수강 제조업계는 가격 하방 압력을 받고 시황 반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니켈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합금 가격도 약세가 뚜렷했다. 5월 하순 기준, 중국 시장에서 타이타늄스펀지 99.7% 거래 가격은 톤당 6만9,000위안(ex-works 기준)으로 3월 하순 대비 4.8% 하락, 1월 초순 대비 8% 하락했다.
또한 바나듐 가격은 5월 하순, pentoxide 98% 기준 중국 시장 거래 가격이 톤당 10만9,500위안으로 3월 하순 대비 20% 급락, 1월 초순 대비 13.2% 하락했다. 특히 2월 하순에서 5월 중순까지 연속 하락세가 이어져 바나듐 첨가 비율이 높은 제품들의 원가 부담을 크게 낮췄다.
아울러 코발트(99.3% 코발트메탈 LME) 가격은 5월 하순 톤당 2만9,765달러로 3월 하순 대비 11.8% 하락, 1월 초순 대비 42.2% 급락했고, 페로망간(페로망가니즈 75% FOB 기준) 가격도 5월 하순 톤당 1,235위안으로 3월 하순 대비 13.9% 하락, 1월 초순 대비 14.5% 하락했다.
때문에 스테인리스계 뿐만아니라 베어링강, 스프링강, 공구강 등 대부분의 제품이 가격 하방 압력을 받았다. 다만 유통시장에선 2분기 초반을 기점으로 제조업계의 감산 영향 등으로 일부 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역전 현상이 일부 확인되기도 했다.
물론, 국내 수요 부진과 수입 증가세도 상반기 국산 특수강 제품 가격 약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지난해에도 수요 부진이 이어졌던 가운데 올해 들어 유독 특수강 제품 가격에 더 큰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는 것은 지난해 원료 가격 급등세와 달리, 올해 원료 가격은 장기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강 업계는 6월에도 주요 합금 원료들의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적어도 하반기 중반까지는 반등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 특수강 원료 시장의 변수도 남아 있다. 특히 5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몰리브데넘 가격과 인도네시아의 광물 수출 중단 가능성은 가장 큰 생산 원가 변수로 꼽힌다.
5월 하순 중국 시장 내 50% 정광 몰리브데넘 가격은 5주 연속 상승세로 1개월 전 대비 28.5% 급증한 톤당 3,485위안을 기록했다. 다만 현재 몰리브데넘 가격대는 높은 변동성으로 3월 하순 톤당 4,128위안, 1월 초순 톤당 4,136위안보단 낮은 편이다. 주목할 점은 상승세로 중국과 동아시아 철강업계의 페로몰리브데넘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다른 합금 원료에 비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또한 니켈과 구리, 철광석 등의 주요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올해 6월부터 미가공 광물(원석) 수출을 전면 금지시킬 계획인 점도 하반기 특수강 제품 생산원가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세계 니켈 생산량의 약 35%를 차지하는 인도네시아가 니켈 원석 수출 금지를 단기간 풀지 않는다면 공급 차질과 가격 단기 급등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국내 하반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올해 특수강 수급, 수입 급증 우려 - 내수 소폭 회복 기대
올해 특수강봉강 업계는 원료 가격이 경감된 반면 전기료와 에너지 비용 증가 등으로 부대 비용이 부담이 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건설업과 기계, 장비업 부진으로 수요를 늘리고도 어려운 모습이다.
이에 상반기 일부 특수강 제조사들은 설비 가동률을 낮추는 등 감산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형 제조사에서부터 중견 기업까지 수익성을 고려해 감산 필요성이 대두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본지는 하반기 중국발 시황 반등(가격 상승, 수요 증가)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감산 기조가 변하지 않는다면 올해 특수강봉강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7~8% 감소한 260만 초·중반대 수준을 기록하리라 전망한다. 이는 제조업계가 하반기에 시황이 개선되더라도 수익성을 위해 감산 기조를 유지할 수도 있을 것이란 과정을 보탠 것이다.
반대로 본지는 내수 판매는 지난해보다 소폭 개선되리라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과 특수선 수요가 견조하고 에너지 저장시설 등 일부 고부가가치 수요 시장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수요를 유지해 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하반기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기조 둔화, 중국 재개장(리오프닝) 등으로 전반적 수요 시장 분위기가 반등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에 본지는 올해 특수강봉강 내수 판매가 약 250만~260만톤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5% 남짓 성장하리라 전망했다. 또한 중국 특수강 수급이 확대될 경우 국산과 수입 가격도 덩달아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수입은 상반기 증가세가 하반기에도 유지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중국 당국이 확실한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부양책 시행에 나서지 않는 동안은 저가 중국산이 하반기에도 대량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4월 중국산 특수강봉강 수입량은 22만4,641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10만톤, 79% 급증했다. 올해 중국산 물량이 전체 특수강봉강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 이상으로 사실상, 중국 특수강 시황에 따라 국내 수입 규모도 결정될 공산이 크다. 이에 본지는 올해 특수강봉강 수입 규모가 약 80만톤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산 수출은 세계 경기 둔화와 글로벌 원가 약세로 인한 저가 수출 전략국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약 40만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