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과 건설 관련 경기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시장의 재고 물량 감소가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비수기 진입으로 건설 경기가 부진을 보이고 철강사들이 제품 출하가격을 인하하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6월 3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및 봉형강류 가격은 톤당 10~40위안 하락했다. 다만 상하이와 톈진의 냉연강판, 톈진의 선재와 철근은 각 톤당 10~20위안 상승했고, 상하이의 아연도금강판과 H형강 및 섹션, 톈진의 아연도금강판 및 H형강은 전주 대비 변동이 없었다.
중국의 제조업은 여전히 부진하지만 일부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5월 제조업 PMI는 48.8로 집 전달인 49.2보다 소폭 낮은 것은 물론 시장 전망치 49.8을 1포인트 밑돌았다. 하지만 5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50.9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49.5와 시장 전망치인 49.5를 각각 웃도는 수치다.
그리고 5월 전국규모 이상 산업의 부가가치는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했고, 5월 누적 기준 국가 고정자산투자(농가제외)는 18조8,815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또한 5월 상품 수출입 총액은 3조4,460억 위안으로 전년 동월 대비 0.5% 증가했다.
게다가 지난주까지 감소하던 재고 물량도 감소세가 지속됐으며, 고로업체들의 생산 재개에도 실제 생산은 큰 변동이 없었다.
원부자재 가격은 철광석의 경우 전주 대비 톤당 5위안가량 하락했으나, 철스크랩과 석탄 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철강 가격이 하락한 것은 비수기를 앞두고 주요 철강사들이 건설재를 중심으로 철강 출하가격을 전주 대비 톤당 20~30위안가량 인하했고, 단오절 연휴를 앞두고 유통업계와 수요가들이 구매를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제철소들이 비수기에 설비 유지보수를 실시하면서 공급이 다소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중국 중앙기상관측소에 따르면 6월 21일부터 25일까지 양쯔강 이남 대부분 지역과 윈난-구이저우 고원, 화남 서부 지역에 대규모 연속 폭우가 이어지며 고온이 지속되고, 중부 및 북부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서 건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비수기에 따른 수요 부진과 제철소들의 설비 유지보수에 따른 공급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철강 가격은 소폭의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제조업 경기 호조가 지속됐음에도 역내 국가들의 금융 불안과 비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경기 둔화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제조업 육성책에 따른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있으나 비수기인 몬순시즌에 접어들면서 건설 투자 감소로 인해 철강 가격이 당분간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본은 기계 등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공급망 회복 지연에 따른 자동차산업 부진이 지속되고, 비수기 진입으로 건설 투자도 감소하면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 철강시장은 제조업 경기는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비수기 건설 투자 감소와 함께 원료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전반적으로는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일부 수요산업 호조에도 철스크랩 등 원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제강사들의 가동 재개로 공급이 증가한 데다 은행 파산에 따른 금융 불안,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미국 철강시장은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기대되지만 원료 가격 하락과 함께 금융 불안에 따른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철스크랩 등 주요 원료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비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투자 부진과 기저효과 소멸에 따른 자동차 부문의 경기 하락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튀르키예와 아시아산 저가 수입재 증가까지 겹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유럽 철강시장은 비수기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와 자동차산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가 수입재도 증가하면서 당분간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