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시황 부진에 동국제강이 야간 조업을 꺼내들었다. 주간 조업을 없애고 야간 조업만으로 전기 요금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의 이번 야간 조업 결단으로 장기적인 철근 수요 침체가 불가피한 국내 시장에서 제강업계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국제강 인천공장이 오는 7월부터 철근을 야간 조업으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여름철 전력 최대 부하 시간대인 오전 11시~12시, 오후 1시~6시를 피해 오후 6시 이후부터 익일 오전까지 조업하는 방식이다.
우선, 회사는 7월에는 야간 조업만 진행하고 대보수가 예정된 8월은 정상 조업, 이후 9월은 상황에 따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야간 조업은 전기 요금이 가장 높은 시간인 최대 부하 시간을 피해서 조업하기 때문에 철근 생산원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전기 요금에서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한국보다 빨리 철근 수요 침체를 겪은 일본 제강사에서도 시행이 됐던 조업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근 수요 침체가 장기화하는 데다 원가 부담이 높아지면서 며칠 유지 보수하면서 가동일수를 조절하는 조업 방식 전환으로는 전반적인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근 시장 수요 침체에 따른 대응으로 인력 규모 조정이나 인위적인 근로시간 조정 등과는 무관하며, 조업이 진행되지 않는 낮 시간에는 안전 교육과 유지 보수 등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미 철근 수요 성수기 기준인 연간 1천만톤이 위협받는 국내 철근 시장에서는 생산능력이 1,200만톤을 넘어선 데다 지난해 한국특강이 철근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등 공급 과잉이 더욱 확대됐다. 여기에 포스코도 올 하반기 코일철근 시장 진출을 알리면서 전반적인 철근 수요 감소세와 공급 과잉 우려 속에 제강업계에서는 무엇보다도 원가 절감 노력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