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제로코로나 해제와 2위 생산국인 인도의 경기 호조에도 미국의 통화 긴축과 인플레이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공급망 충격, 튀르키예 대지진 여파와 신흥국들의 금융 불안 등 각종 악재들로 인해 2023년 5월 누적 기준 세계 조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특히, 중국의 부동산 및 제조업 경기 부진으로 인해 감소 폭이 전월보다 커졌다. 주요 10대 철강 생산국 중 중국과 인도, 러시아와 이란은 생산이 증가했고, 일본과 미국, 한국과 독일, 브라질과 튀르키예는 생산이 감소했다. 중국의 생산 감소에도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5월 조강 생산은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에 보고된 64개국의 2023년 5월 세계 조강 생산은 1억6,160만 톤을 기록하여 전월 대비 0.1% 증가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5.1% 감소했다. 5월 누적 조강 생산은 7억8,60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2023년 5월 세계 조강 생산. (출처=WSA)봉쇄조치 해제·경기부양책·제조업 경기 호조·인프라 투자 증가에 中·인도 '증가'車 생산 부진·주력산업 수출 감소·건설 경기 침체에 日·韓 '감소’
주요국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고금리와 이상기후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과 제조업 수출 둔화로 5월 조강 생산은 전월 대비 2.7%, 전년 동월 대비로는 7.3% 감소한 9,010만 톤을 기록했다. 반면 봉쇄조치 해제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회복으로 인해 5월 누적 기준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4억4,460만 톤을 기록했다. 중국은 중소 제조업체들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6월부터 비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도 지속되면서 조강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제조업 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건설 및 부동산 투자도 증가하면서 5월 조강 생산은 전월 대비 4.7%, 전년 동월 대비로는 4.1% 증가한 1,12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정부의 제조업 육성책과 자동차산업 경기 호조, 에너지 전환에 따른 재생에너지 투자 증가, 인프라 부문 투자 확대로 인해 5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5,640만 톤을 기록했다. 인도는 제조업과 재생에너지 부문이 철강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보이나 6월부터 비수기인 몬순시즌에 진입하면서 당분간 조강 생산이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일본은 건설 및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면서 5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5.6% 증가했으나, 자동차산업 부진에 전년 동월 대비로는 5.2% 감소한 76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기계 및 조선 등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와 건설 경기 부진으로 5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3,650만 톤을 기록했다. 일본은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자동차산업 공급망 병목현상이 지속되고 비수기 진입으로 건설 경기 침체도 지속되면서 6월 이후에는 조강 생산이 다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건설 투자 및 주력산업 수출 감소에도 자동차와 조선업 경기 회복으로 인해 5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8% 증가했으나, 전반적 경기 부진에 전년 동월 대비로는 0.1% 감소한 580만 톤을 기록했다. 5월 누적 기준으로는 대중 수출 감소와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한 2,810만 톤을 기록했다. 한국은 주력산업 수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비수기 진입 및 고금리 여파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도 지속되면서 6월 이후에도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美, 통화긴축 및 인플레에 ‘감소’, EU·튀르키예, 수요산업 침체 및 대지진 여파에 ‘감소’러시아, 무역 제재에 ‘감소’, 브라질, 고금리·내수 부진에 ‘감소’, 이탈리아 수요 부진에 ‘감소’
미국은 제강사들의 생산 재개로 인해 5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4.5% 증가했으나, 고금리에 따른 경기 둔화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2.3% 감소한 690만 톤을 기록했다. 5월 누적 기준으로는 통화 긴축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한 3,310만 톤을 기록했다. 미국은 고금리 및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둔화, 비수기에 따른 주택 건설 부진으로 인해 6월 이후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EU는 회원국들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건설 투자 증가로 인해 5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4.5% 증가했으나, 전반적인 경기 둔화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 11.2% 감소한 1,160만 톤을 기록했다. 5월 누적 조강 생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한 5,600만 톤을 기록했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경기부양책에도 자동차산업 경기 하락에 5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보합, 전년 동월 대비로는 0.2% 증가한 320만 톤을 기록했다. 5월 누적 조강 생산은 에너지 대란에 따른 경기 침체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1,560만 톤을 기록했다. EU는 고금리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1분기까지 호조를 보이던 자동차산업이 2분기 이후 다시 부진에 빠지면서 6월 이후에도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CIS 최대 경제국인 러시아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로의 자원 및 에너지 수출 증가와 건설 경기 회복으로 5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6.3%, 8.8% 증가한 680만 톤을 기록했다. 5월 누적 조강 생산은 서방의 무역 제재 장기화에도 아시아향 수출 증가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3,210만 톤을 기록했다. 러시아는 미국과 유럽이 경제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아시아 지역으로의 에너지 및 자원 수출을 늘리고 있어 6월 이후에도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는 남동부지역 제강사들의 공장 가동 재개와 재건사업 추진으로 5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7.4% 증가했으나, 에너지 대란과 금융 불안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4% 감소한 290만 톤을 기록했다. 5월 누적 기준으로는 에너지 대란과 금융 불안, 대지진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9.1% 감소한 1,300만 톤을 기록했다. 튀르키예는 정부가 지진 피해 복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지만 에너지 대란도 지속되고 있어 6월 이후 조강 생산은 보합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의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자원개발 부문 호조로 5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인 28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5.5% 감소했다. 5월 누적 기준으로는 통화 긴축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1,340만 톤을 기록했다. 브라질은 새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지속하고 있지만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하반기 조강 생산을 감축할 계획인 데다, 다른 수출국들도 비수기로 경기가 둔화되고 있어 6월 이후 조강 생산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대외여건 개선과 국내 경기부양책 확대로 인해 5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6.5%, 전년 동월 대비로는 8.8% 증가한 330만 톤을 기록했다. 5월 누적 기준으로는 서방과의 관계 악화에도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 증대,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 등으로 대외여건이 개선되고 국내 경기도 호전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300만 톤을 기록했다. 이란은 향후에도 브릭스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강화 등을 통해 경기가 호전되면서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5월 국가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중국, 인도, 일본, 미국, 러시아, 한국, 독일, 브라질, 튀르키예, 이란의 순으로 전년과 대비하여 브라질과 튀르키예의 순위가 변경됐다. 이는 튀르키예의 대지진 여파로 인해 생산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한편 6월 이후 중국과 인도, 일본과 한국, 아세안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모두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가 지속되면서 조강 생산의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와 EU, 중남미지역 또한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해 조강 생산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건사업을 본격화하는 튀르키예와 자원 및 에너지 부문이 호조를 보이는 CIS는 소폭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는 수요산업 부진이 지속되는 튀르키예와 CIS를 제외한 전 지역의 조강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