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비수기 진입으로 인해 건설 투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철강사들의 생산 증가로 재고 물량이 증가했음에도 철광석과 철스크랩 등 주요 원료 가격이 반등하고, 유통업계가 구매 확대에 나선 데다 하반기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6월 4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류 가격은 톤당 10~50위안, 상하이의 H형강 가격은 톤당 20위안 상승했다. 반면 톈진의 건설재와 H형강 및 섹션 가격은 톤당 30~50위안 하락했다. 상하이의 열연강판과 건설재 및 섹션, 톈진의 중후판과 냉연강판, 아연도금강판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현재 중국은 남부와 중부지방의 강수량이 계속 증가하고 북부의 고온이 지속되는 등 여름철 비수기로 인해 건설 현장이 중단되는 지역이 많다. 이로 인해 공공건설은 물론 주택 부문 투자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중소 제조업 PMI가 50을 상회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제조업 경기는 크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단오절 연휴, 고온, 우천 등 요인의 영향으로 철강 제품 수요가 정체되고 전주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재고가 반등했다. 중국철강협회(CISA)에 따르면 이번 주 철강 재고 총량은 1580.76만 톤으로 전주 대비 36만2,200톤 증가했다.
이와 같은 악재에도 판재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우선 원자재 가격이 반등했기 때문이다. 6월 4주차 수입 철광석 가격은 톤당 875-878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27~28위안 상승했고, 철스크랩 가격 또한 전주 대비 톤당 10위안가량 상승했다.
그리고 유통업계 또한 구매 확대에 나선 것도 철강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됐다. 랑거(蘭格) 철강연구센터의 거신(葛昕) 부국장은 “철강 유통업계의 구매의향지수가 3개월 연속 감소한 후 반등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철강 기업들이 후기시장에 대해 신중하고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철강 수요 전망에 대한 비교적 낙관적 전망도 철강 가격을 지탱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 철강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중국 정부가 재정 확대 및 신에너지차에 대한 취득세 면제를 2025년까지 연장하면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데다 하반기 조강 생산 감축을 본격화할 경우 비수기에도 당분간 철강 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제조업 경기 회복세가 지속됐음에도 역내 국가들의 금융 불안과 비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경기 둔화,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증가에 따른 수입재 증가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는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제조업 육성책에 따른 투자 확대가 지속되고 있으나 비수기인 몬순시즌에 접어들면서 건설 투자 감소로 인해 철강 가격이 당분간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본은 일부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공급망 회복 지연에 따른 자동차산업 부진이 지속되고, 비수기 진입으로 건설 투자도 감소하면서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일본 철강시장은 제조업 경기는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비수기 건설 투자 감소와 함께 원료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전반적으로는 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미국은 철스크랩 등 원부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제강사들의 가동 재개로 공급이 증가한 데다 은행 파산에 따른 금융 불안,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로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미국 철강시장은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기대되지만 원료 가격 하락과 함께 금융 불안에 따른 경기 침둔화가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원료 가격 하락과 함께 자동차산업 경기 부진과 저가 수입재 증가로 판재 가격이 하락했다. 다만 비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투자 부진에도 재고 감소와 일부 수입재에 대한 세이프가드 적용, 중부유럽 제강사들의 출하가격 인상으로 인해 소폭 반등했다. 유럽은 자동차와 건설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최근 아시아산 저가 수입재에 대한 세이프가드 적용, 주요 철강사들의 설비 유지보수에 따른 공급 차질로 인해 당분간 철강 가격이 약보합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