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비수기에 돌입하면서 수요 부진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열연강판(HR) 제조업계들이 가격 방어에 나서고 있다.
통상 철강업에서 7~8월은 비수기로 통용된다. 장마철 기간 무더운 날씨와 많은 양의 비는 제조업 활동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상반기 국내 유통업계 상당수가 거래량 감소로 손해가 발생한 가운데 비수기 진입에 따른 판매 실적 악화를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2분기 유통업계는 건설업 부진과 높은 금리에 의한 이자 부담이 맞물리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가격 하방압력을 작용해 지난 6월 HR 유통가격은 톤당 90만원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지난 6월부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부진한 내수를 감안하여 HR 가격 인하를 단행했지만, 실물 철강 수요를 촉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7월에도 HR 유통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톤당 90만원선이 무너졌다. 업계 한 종사자는 수요 부진에 따른 가격 경쟁이 심화돼 현재 HR 유통가격이 한계원가 수준에 가까워졌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 HR 제조업계는 가격 동결을 통해 가격 방어에 나섰다. 현대제철의 경우 7월 유통향 HR 가격을 동결했고, 포스코는 8월 내수 HR 가격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열연 가격 동결에도 불구하고 수요를 촉진할 수 있는 호재가 마땅치 않은 상황은 유통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