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강협회 제공
국내 석도강판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입산에 눈을 돌리는 수요가들이 늘고 있다. 국내산과 중국산 석도강판이 톤당 20~30만원의 가격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앞서 국내 유일의 석도강판 원판(BP) 공급사인 포스코는 올해 1분기 동결, 2분기 톤당 5만원 인상을 실시했다. 또 3분기부터는 상반기 인상분만큼을 인하해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상과 인하를 통한 가격 조정에도 중국산과의 가격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석도업계의 중론이다.
15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월 석도강판 수입은 총 2만9880톤으로 일 년 전보다 83.9% 급증했다. 중국 수입은 작년 1만4559톤에서 2만3989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크게 증가했고, 기타국 수입은 69톤이 4526톤까지 6460% 폭증했다. 다만 일본 수입은 1618톤에서 1365톤으로 16% 감소했다.
수입 급증 배경에는 수입재 대비 고가에 형성된 국내 석도강판 가격이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중국재와의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데 간극을 해결할 수가 없는 상황이며, 이는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중국 석도강판은 품질이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중국 바오스틸(Baosteel)과 일부 업체들의 품질 수준은 국산재와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했기 때문에 내수 품질 프리미엄에 대한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행 중 다행히도 식관 등은 고품질 요구로 내수 판매 감소가 덜하지만 잡관과 왕관 같은 경우는 내수재와 수입재 적용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중국산과의 가격 경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적자 판매는 지속되고 있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석도강판 1~7월 수출은 19만704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는 작년과 비슷한 수출 판매를 보였지만 실상은 내수 부진과 적자 판매가 숨겨져있다는 분석이다.
석도강판업계는 올해 예상치도 못한 판매 부진에 고충을 겪고 있다. 석도강판 제조사들의 수요처는 제관업체 등이다. 자동차와 가전 등 산업과 경기 변동성에 취약한 일반강과는 달리 석도강판 경우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에 판매가 꾸준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내수 판매가 수입재와의 가격 경쟁에 뒤쳐지자 석도강판업계는 수출로 물량을 밀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수 가격보다 낮게 책정된 수출 가격과 함께 주요 수출국인 동남아 지역에도 중국 업체과의 출혈 경쟁으로 마진을 남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중국산 수입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석도강판 제조사들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다"며 "가격이 고객사 이탈 원인이지만 석도강판업계가 시장 가격을 조정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니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