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지난해 대비 완화된 감산 조치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중국의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국제 원자재 수요 강세가 지속되겠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약한 내수 철강 수요로 인해 중국 철강업계가 밀어내기 수출을 확대하면서 세계 철강 가격 약세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IEC그룹의 중동지역 본부장 후세인 오사크치(Huseyin Ocakci)는 중국 철강시장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2023년에도 중국의 조강 생산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1~7월 일일 조강 생산이 전년 대비 12만2,000톤 증가했고, 7월 말 기준 설비 가동률이 92.76%에 달한다”고 말했다.
후세인 본부장에 따르면 올해 7월 중국의 철강 생산은 약 9,100만 톤에 달했으나 중국의 철강업체들은 정부의 비공식명령에 의한 감산 요구가 나온 8월 말까지도 생산을 감축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철강 생산 증가와 함께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에 따른 내수 철강 수요 부진으로 인해 중국 철강업체들은 밀어내기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중국 철강업계는 판재 469만 톤, 봉형강류 88만6,000톤 등 철강 완제품 731만 톤을 수출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9.6%나 증가한 것이다. 그리고 7월 누적 기준 철강 완제품 수출은 5,089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다.
후세인 본부장은 중국 철강시장과 관련하여 “정부의 대출 금리 인하,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한 지원 등 각종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경영 악화와 미국발 금융 불안 및 고금리 등으로 인해 중국의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CIEC그룹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이후 국제 원자재 가격, 특히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철강업체들은 높은 원자재 비용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수요 부진으로 인해 그동안 공장 출하가격을 인하하는 등 저가격 정책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강세가 지속되고 있어 중국의 철강 가격 하락세는 4분기 이후 멈출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철근생산수출협회 원자재 공급위원회 위원장이자 금속재활용업체 스테나메탈인터내셔널(Stena Metal International)의 옌스 뵈르크만(Jens Bjorkman) 대표이사는 “중국의 전반적인 철강 수급 및 시황이 세계 철강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뵈르크만 위원장은 “중국의 최대 철강 수요처인 건설산업의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생산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철강 생산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철광석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철강 생산 증가와 내수 수요 부진은 철강업계의 밀어내기 수출 증가로 이어져 세계 철강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오염물질 배출 규제와 생산 제한 조치가 강화되는 동계기간 중국의 철강 생산은 현재보다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세계 철강시장, 특히,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과 경쟁하고 있는 튀르키예 철강업체들에게는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중국 경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밀어내기 수출이 어느 정도까지 감소할 지는 알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철강업계에 대해 뵈르크만 위원장은 “현재 튀르키예 철강업계는 금리 인상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와 주요 수출국들의 수요 부진, 남동부 대지진 여파로 인해 국내 철강 생산이 위축됐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에너지 대란이 완화되고 있고, 대지진 재건사업도 본격화되면서 생산과 수요 전망 모두 상반기 대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철강산업 탈탄소화로 인해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철스크랩 수급과 관련하여 “에너지 및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한 설비 투자 증가와 제조업 경기 호조로 인해 미국은 계속해서 상당한 양의 철스크랩을 생성하는 반면 에너지 대란으로 경기가 침체된 EU의 철스크랩 생성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미국이 본격적인 수출 규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데다 철스크랩 생성도 활발하고, 해상운임도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주요 철스크랩 수입국인 아시아로의 수출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