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충격, 주요국들의 통화긴축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 르키예 대지진과 신흥국들의 금융 불안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리오프닝과 경기부양책, 2위 생산국인 인도의 경기 호조, 예상을 넘는 러시아의 경기 호조와 이란의 경제 회복으로 인해 8월 누적 기준 세계 조강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다. 주요 10대 철강 생산국 중 중국과 인도, 러시아와 이란은 생산이 증가했고, 일본과 미국, 한국과 독일, 브라질과 튀르키예는 생산이 감소했다. 그리고 주요 수요산업이 모두 호조를 보인 인도를 제외한 주요국들의 계절적 비수기로 인해 8월 조강 생산은 전월 대비 3.7% 감소했다.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에 보고된 64개국의 2023년 8월 세계 조강 생산은 1억5,260만 톤을 기록하여 전월 대비 3.7% 감소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2.2% 증가했다. 8월 누적 조강 생산은 12억5,64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다.
2023년 8월 세계 조강 생산 동향. (출처=WSA)리오프닝·경기부양책·제조업 경기 호조·인프라 투자 확대에 中·인도 '증가'車산업 부진·주력산업 수출 감소·고금리 및 건설 경기 부진에 日·韓 '감소’
주요국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은 계절적 비수기 진입으로 8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4.8% 감소했으나, 탕산시 고로업계의 공장 재가동과 밀어내기 수출 증가, 전면적 감산 조치를 단행한 전년 대비 기저효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3.2% 증가했다. 그리고 위드코로나와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8월 누적 기준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7억1,290만 톤을 기록했다. 철강업계의 생산 정상화로 8월에도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된 가운데 중국 정부가 비공식명령을 통해 감산을 주문하면서 8월 말부터는 중국 철강업계가 생산 감축에 돌입했다. 다만 감산 조치가 전년 대비 완화된 수준이어서 9월 이후에도 중국의 조강 생산은 전년 대비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인도는 몬순시즌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 호조와 에너지 전환에 대한 투자 증가로 인해 8월 조강 생산은 전월 대비 3.5%, 전년 동월 대비로는 17.4% 증가한 1,19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경기 호조와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및 에너지 부문 투자 증가로 인해 8월 누적 조강 생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한 9,220만 톤을 기록했다. 인도는 하반기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제조업과 에너지 부문 호조가 지속되면서 9월 이후에도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일본은 자동차 생산 회복에도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8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4.1%,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 감소한 710만 톤을 기록했다. 그리고 제조업 경기 회복과 공급망 병목 현상 완화로 인한 자동차 생산 반등에도 고금리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8월 누적 조강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5,840만 톤을 기록했다. 일본은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인해 자동차 생산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제조업 경기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4분기부터는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자동차와 조선업 경기 호조에도 고금리에 따른 주택 경기 침체와 비수기로 인한 SOC 투자 감소, 주력산업 수출 둔화로 인해 8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8%, 전년 동월 대비로는 5.9% 감소한 560만 톤을 기록했다. 8월 누적 기준으로는 주력산업의 수출 감소와 채권시장 불안 및 고금리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4,500만 톤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수출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이 예상되고 있는 데다 건설 경기 침체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美, 고금리 및 인플레에 ‘감소’, EU·튀르키예, 에너지 대란 및 대지진 여파에 ‘감소’러시아, 제조·건설 투자 확대에 ‘증가’, 브라질, 고금리·인플레이션에 ‘감소’, 이란, 대외여건 호조에 ‘증가’
미국은 계절적 비수기에도 자동차와 제조업 경기 호조에 힘입어 8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4%, 전년 동월 대비로는 1.1% 증가한 700만 톤을 기록했다. 8월 누적 기준으로는 자동차 및 에너지산업 호조에도 고금리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5,380만 톤을 기록했다. 미국은 최근 에너지산업 경기가 다소 둔화되고, 하반기에도 고금리 및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바이든 정부가 ‘바이 아메리카 지침’을 강화하면서 9월 이후에는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 기저효과 소멸과 에너지 대란에 따른 자동차산업 및 제조업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8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1.7%, 전년 동월 대비로는 4.4% 감소한 910만 톤을 기록했다. 8월 누적 조강 생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과 경기 침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한 8,570만 톤을 기록했다. EU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고금리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와 에너지 대란에 따른 제조업 경기 둔화로 인해 8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6.7%,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 감소한 280만 톤을 기록했다. 8월 누적 조강 생산은 에너지 대란 및 공급망 충격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한 2,430만 톤을 기록했다. EU는 고금리와 노동력 부족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1분기까지 호조를 보이던 자동차산업이 기저효과 소멸과 소비 부진으로 인해 침체되면서 9월 이후에도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CIS 최대 경제국인 러시아는 주요 수출국들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서방의 무역 제재에도 제조업 투자 증가 및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인해 8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16%, 전년 동월 대비로는 8.9% 증가한 640만 톤을 기록했다. 8월 누적 조강 생산은 서방의 무역 제재 연장에도 아시아향 수출 증가와 자원개발과 인프라, 제조업 부문 투자 확대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5,080만 톤을 기록했다. 러시아는 10월부터 미국과 EU가 무역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으나 이에 대응한 아시아향 수출 증가와 공급망 재편, 건설 투자 증가, 서방 제조업체들을 대체하기 위한 제조업 투자 증가로 인해 9월 이후에도 조강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튀르키예는 제조업 경기 회복에도 주요 수출국들의 비수기로 인해 8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3.4%, 전년 동월 대비로는 2.9% 감소한 280만 톤을 기록했다. 8월 누적 기준으로는 에너지 대란과 금융 불안, 남동부 대지진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한 2,160만 톤을 기록했다. 튀르키예는 9월 이후 정부의 대지진 피해 복구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미국과 EU 등 주요 수출국들이 경기부양책을 확대하면서 국내외 수요 증가로 인해 조강 생산이 반등할 전망이다.
브라질은 주요 수출국들의 비수기가 지속되면서 8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보합 수준인 27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전반적 경기 부진으로 인해 전년 동월 대비로는 5.9% 감소했다. 8월 누적 기준으로는 통화 긴축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한 2,130만 톤을 기록했다. 브라질은 주요 수출국들이 성수기에 진입하는 9월부터 자원 수출 확대와 룰라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조강 생산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주요 수출국들의 비수기와 수출 관세 인상으로 인해 8월 조강 생산이 전월 대비 20.0%, 전년 동월 대비로도 24.1% 감소한 160만 톤을 기록했다. 다만 8월 누적 기준으로는 미국과의 협상 재개,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 증대,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 등으로 대외여건이 개선되고 국내 경기도 회복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970만 톤을 기록했다. 이란은 브릭스 가입으로 인한 해당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강화에 따른 경기 회복이 기대되지만 수출 관세 인상 및 GCC 지역 철강업계의 수출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로 인해 9월 이후 조강 생산이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8월 국가별 조강 생산량을 살펴보면 중국, 인도, 일본, 미국, 러시아, 한국, 독일, 튀르키예, 브라질, 이란의 순으로 전년과 동일한 순서를 유지했다.
한편 9월부터는 중국의 생산 제한 조치가 실시되지만 전년보다 완화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실제 감산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EU 또한 에너지 대란이 지속되면서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그리고 일본과 한국 또한 금융 불안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조강 생산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북미와 인도, 아세안, 중동, 중남미 국가들의 경우 인프라, 자원 및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조강 생산이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으로 수요산업이 부진한 EU와 감산 조치를 준비 중인 중국, 고금리로 인해 건설 경기가 침체된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들 대부분이 인프라 및 에너지 전환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경기부양책을 강화할 계획인 데다 주요국들의 자동차 생산도 회복되면서 조강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